독특했던 바퀴벌레 공포영화 `미믹(Mimic)`
특히 바퀴벌레에 대한 혐오가 심한 사람은 이 영화를 보면 안 된다. 새끼손가락 길이만큼 크고 시커먼 게 한 마리만 스-윽 지나가는 걸 보고도 소름 쫘악, 기겁 으힉~ 그럴건데 크기가 2m에 육박하면서 눈 앞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것도 날개를 살~살 움직이면서... 꿀꺽~
이 작품은 바퀴벌레가 떼로 나와 말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조의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어느새 영화를 본 지 강산이 한 번 변했고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굉장한 수작이다. 처음엔 SF물인줄 알고 있었으나 유전공학을 소재로 한 벌레 공포물임을 알고서는 비디오 가게에서 여러 번 대여를 망설이기도 했다는...
귀신처럼 무섭다기 보다는 징그러운 불편함으로 인해...이 영화가 생각난 건 이틀전 밤... 어둠이 깔린지 이미 오래... 불꺼진 마루에 나온 나는 화장실로 가기 위해 불을 켠 순간... 민감한 나의 안테나에 잡힌 그림자 하나가 있었으니... 그것은 굶주린 배를 안고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어슬렁 거리며 현관문을 통해 들어온 시커멓고 커다란 바퀴벌레 한 마리... 때문이었다.
나 참 기가 막혀서... 이젠 현관문으로 다녀? 손님이냐. 당근 나의 파워실린 파리채에 운명을 달리하게 되고... 본보기로 보이고자 시체를 그 놈들에게 보이도록 했으나 다음날 아침... 이상하다. 어디갔지... 분명 오징어 포가 되어서 죽었는데... 사라진 것이다. 데려갔나...? 내 인생의 미스테리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처음 목적은 아이들에게 해를 입히는 병균을 옮기는 바퀴벌레들을 박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투입한 것이 유전공학적으로 유전자 교합된 사마귀 + 바퀴벌레 + 불개미의 이름 짓기 난해한 생명체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비록 번식을 못하게 암컷으로만 구성했지만 자연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법. 임무를 완수하고 자연 멸종하리라 예상했던 그 벌레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자연에서는 우수한 종이 환경을 지배하다가도 그보다 더 우수한 종이 나오면 이전의 종은 도태되게 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엄청나게 커진 몸집에 날개를 장착하고, 당랑권(?)의 전투력을 펼치며 인간처럼 지능까지 가지게 된 벌레들 속에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처음에 이상한 조짐은 지하철 역사 안에 들끓던 쥐들과 그많던 노숙자들이 모두 사라지는 현상이었는데 순찰돌던 경찰인지 경비 용역인지 이들이 안보여 좋다고 하더만. 그리고, 소름 만땅으로 인상깊었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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