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워(World War) Z, 대규모 스케일의 좀비 영화
''휴대폰을 끄는 매너를 지켜주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좀비`에 열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건데 어쨌든 꼭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좀비가 아니더라도 만약 파국적인 대재난이 인류와 지구를 덮친다면 제일 문제가 되는 곳은 대도시일 확률이 높다. 지금과 같은 시절에 그런 상황에서 누가 누굴 도와줄 것인가. 그래서인지 결국은 가족이라는 건데 주인공은 정상적이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가장으로 나오지만 다른 관점에서 이혼을 했다든지 좀비들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나와도 좋다고 보이지만 이건 설정하기 나름이겠지.
역시 좀비는 뛰어야 제맛. 그 옛날 좀비물들에서 비록 몸동작은 우스꽝스우면서 느렸을지라도 그 늘어나는 숫자의 압박만큼은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다 `28` 씨리즈에서 사람보다 잘 뛰는 피칠갑 좀비들의 등장에 대중은 경악과 환호를 보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잘 뛰는 좀비들이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등장해서 아마 좀비물 영화중에 스케일은 제일 크게 다룬 영화같다.
그렇다면 `28개월 후`도 나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시나리오를 놓칠리 없다고 생각이 되는데다 좀비들이 전세계적으로 퍼진 `월드 워 Z`에 비해 `28주 후`에서 분노 바이러스가 막 프랑스에 퍼지기 시작하는 걸로 끝났으니 유럽대륙 혹은 그 너머 전세계로 퍼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월드 워 Z는 하드고어적인 면이 강한 좀비들이 나오는 `28일 후` 씨리즈에 비해 피가 나오는 장면이 없어 깔끔한데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이랑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하면 좀 오버일까 ㅡ.ㅡ 어쨌든 제작비 중에서 뻘건 물엿 값은 아꼈겠군.
영화에서 큰 화면 전체를 차지하며 날뛰는 대규모 좀비들은 CG였겠지만 크든 작든 개별 인물들이 좀비로 분장해 펼친 연기들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 사건의 개연성을 위해 필요한 설정이었겠지만 예루살렘에서 마이크까지 잡아가며 노래를 불렀던 사람들은 그 판국에 뭔 정신으로 그랬당가...
주인공의 활약을 액션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군인들이 좀비들을 상대로 한 총격전은 FPS 게임이 좀 연상되기도 했다. ''알파 인 포지션...'' 어디서 많이 듣던 익숙한 멘트인데.. 이어지는 말은 "탱고 인 싸이트" 그리고 마지막은 "탱고 다운!!"... 또, 어둡고 좁은 건물이나 연구소에서 잡힐 듯 말듯 좀비들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도 긴장감 넘쳤는데 좀비들이 많은데선 일단 무조건 휴대폰을 끄자.
원작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포르토벨로의 마녀`처럼 인터뷰 형식으로 구술된 형식이라는 소개말을 보았는데 그렇다면 책과 영화 둘 다 읽고 보는 것도 비교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책은 원작 말고도 `세계대전 Z 외전`도 있어 여기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영화와는 상관없이 극장에 사람들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신발을 벗어 양다리를 앞쪽 의자 위에 뻗어 걸쳐놓는 건 뭐람. 그것도 흰양말... 만약 사람들이 많았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겠지. 사람들이 있을때와 없을때 행동이 달라지는 거 좋은 게 아닌데. 거기다 계속 휴대폰 확인하면서 불빛을 발산하는건 무슨 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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