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먼저 보고 읽어본 세계대전 Z
세계대전 Z -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황금가지 |
예상은 했었지만 영화의 내용과 원작 소설의 내용은 많이 다르다. 책의 내용과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간 영화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책 내용이 형편없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책과 영화가 그만큼 다르고 차이가 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작품을 읽어보니 생각보다는 내용이 괜찮아서 밤에 조금씩 재미있게 읽었다. 작품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나보다. 그래서 게임이든, 영화든 책이든 본인이 직접 대해서 느껴보고 판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같은 좀비물 소설인 `종말일기 Z`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죽 이어지는 단일한 구성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그들이 각기 동일한 사태에 대해 저마다 다른 지역에서 겪었던 그들만의 특화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이야기 보따리는 크다. 읽는 와중에 흐름이 단절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또 그런대로 책을 접었다가 나중에 다시 펴기에 부담이 없는 측면도 있다.
사실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을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서술해 낸 작가의 솜씨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렇게 마치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처럼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나로 꿰어냈는지. 외전까지 읽은 마당에 이 작가가 쓴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도 읽고 싶어졌다.
어쩌면 좀비가 일으키는 대재앙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들 중에 하나는 이런 게 아닐까.. 개인주의의 팽배가 대세이면서 사람들 간의 인정적인 유대관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1인 가구도 자꾸만 늘어나는 세상의 흐름에 모두 자의든 타의든 따로 떨어져서 각자 도생하는 그러다 거기에서 소외되는 사람들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현실에서 좀비재앙은 일어나지 않았고 영화나 책에서 묘사하는 것과 비록 차원이나 격은 다르지만 어쨌든 홀로 생존을 계속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제대로 잘 파고 든 것은 아닌지.
그리고, 어제 오늘 책에서 읽은 구절들 중에 이런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 인간들은 정말로 국민들이 그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기대했을까?"
월드 워(World War) Z, 대규모 스케일의 좀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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