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위한 다섯 가지 선물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 에란 카츠 지음, 김현정 옮김/민음인 |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은 어디에 있을까요. 뇌에 있을까, 아니면 심장에 있을까요.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로 번역된 책의 원 제목은 `Five Gifts for the Mind`로 Brain이 아닌 Mind라고 되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Mind 라는 단어에는 '두뇌', '정신' 이라는 뜻도 있군요.
히브리대 제롬 좀비 교수... 제롬 좀머 교수(요새 하도 좀비 좀비 하다보니 ㅡ.ㅡ )에게 어느 날 발신자가 없는 한 통의 괴편지가 오면서부터 그는 희미하게 다가오는 그러면서도 정체가 뭔지 모를 어떤 불안한 느낌을 받게 된다. 편지를 보낸 사람조차 누군지 모르지만 그 사람은 좀머 교수를 잘 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며 심지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지도 모른다는 당혹감마저 들게 한다.
이쯤되면 이게 미스터리 쓰릴러 소설인지 자기 계발을 위한 서적인지부터가 헷갈리는 대목이다. 아무튼, 초반 몰입도는 작가가 의도했을 것 같은 작전이 주효하며 성공~! 그러면서도 좀 특이한 점으로 저자는 이스라엘 사람이지만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대하여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큰 관심을 책에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야 그렇다 해도 고려의 보조국사 지눌의 사상을 심도있게 풀어내는 그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 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에 뿌리내린 문화와 사상을 각각의 선물에 하나씩 연계하고 있다.
역시 이 모든 것은 최초로 편지를 보낸 후 지속적인 메시지의 전달과 함께 한국인 제자와 같이 아시아의 각 나라들을 두루 거치면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여행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고, 이런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동행과 대화를 통해 `선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의 뇌 또는 마음과 관계된 체험을 하게 된다.
다섯 가지 중에서 첫번째 `망각의 기술`편은 별로 그다지 공감이 가진 않는다. 예전에 알게된 다른 방법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떻게 보면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느껴진게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은 일련의 공식이 아니고, 자기 마음이지만 자기 맘대로 하기도 정말 힘든 것인데. 하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기억마저 왜곡시키는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니까. 어쩌면 사람들이 기억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선물 꾸러미는 아직도 4개나 남아 있고, 두번째와 세번째 선물 내용은 그래도 꽤 괜찮았다. 직관은 선척적으로 타고 나는 기질이라고 생각하는데 책에서 이 직관이 후천적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생각이나 훈련으로 어느 정도 습득이 가능하다고도 본다.
자아의 왜곡이나 잘못된 사고 패턴과 신념을 바꾸고 싶다면 참고할 만한 등장 인물들의 대화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밀어붙이다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실을 제대로 짚었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실수는 쇼핑 중독이나 빠른 서비스 처리에 너무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만족의 지연이라는 게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행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 외에는 중국이나 일본에 그런 문화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생각이 있는가 보다라고 여기면 그만인 내용과 하나의 소설 형식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또 왜 보냈는지.. 그리하여 그간에 일어났던 일들의 가려진 진실을 보여주며 여러 사람이 엮인 굴곡의 인생사를 드러내게 되는데 여기엔 `한국전쟁`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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