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교수와 함께한 14번의 화요일들
대학에서 교수와 제자로 만난 학창시절을 뒤로 하고 16년의 세월이 흐른 이후 미치와 모리 교수는 다시 만났다. 이제는 죽음을 앞둔 루게릭 병에 걸린 힘없는 노인과 사회생활에 파묻혀 지난 대학시절을 잊어가는 중년으로.
이 책은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고, 해리포터처럼 조카네 집에 갔다가 우연히 장서에 있는 걸 보고 가져와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는데 그래도 조카는 삼촌 미워하기 없긔. 맘만 먹으면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이지만 그렇게 읽고 싶진 않아서 매주 화요일 이루어진 이들의 대화를 하루에 하나씩 읽어나갔다. 그렇다고 일주일에 한 번 화요일마다 읽을 수는 없기에.
책에는 이들이 14번에 걸쳐 화요일마다 만나 서로 여러가지 주제에 관하여 편하게 대화하는 내용이 실려있다. 모리 교수 그가 해주는 말이 결코 가식적이지 않은 이유는 평생 그가 가졌던 신념과 그것을 바탕으로 실천해온 것들을 죽음을 눈앞에 둔 시점에 이르러 꾸밈없이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잘 보지 못한다. 또한 누구나 죽는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리고, 괜히 죽음을 생각하며 살 필요도 없지만 사람들은 마치 죽음이 영원히 자기한테 찾아오지 않을 것처럼 전혀 무관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핵심을 찔린 사람들은 뜨끔~?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죽음이 자신의 인식에서 현실이 되는 때가 오면 그제서야 황망함과 함께 그간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이런데 전혀 훈련이나 연습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회한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것에 대처가 안되는 것이다. 고금 이래로 수행자들은 깊은 명상에서 이것을 꿰뚫어보고 사무외의 경지를 얻은 바 있기도 하다.
자기 바깥에만 온 신경과 관심을 쏟으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말, 그 이유를 모리 선생에게서 들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이것은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스스로의 생각, 행동에서도 똑같은 것이다. 바로 온전한 집중과 함께한다는 것. 참 좋았던 또 하나의 내용으로 열번 째 화요일에 있었던 `결혼`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지금 세대의 결혼과 문화에 대한 모리 교수의 관점은 분명 귀 기울여야 할 점이 있다.
모리 교수가 또한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그는 평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인생을 살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켰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희생과 착취를 통해 부를 쌓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심화시킨 이른바 `부족의 심리`를 사는 사람들이 많은 현대에서 그렇게 살다 죽은 다음 영혼의 무게를 재면 다른 사람들이 흘린 눈물만큼이 빠져 당연히 마이너스가 될 건데 이 영혼의 무게가 마이너스라는 의미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겠다.
사실 모든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며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건 오늘날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더이상 통용이 되지 않는 말이 되었다. 나와 내가 속한 세력이 잘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 세력이 희생되어야 하는 심지어 죽어나가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배틀로얄. 이것은 같은 국민이자 동일한 민족에도 적용되는 잣대이면서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지면 적이나 원수와도 손을 잡는 의식없는 마인드. 그리고, 세상은 착취시스템으로 고착화되었다. 똑똑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정과 신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가출해버린지 이미 오래다.
이제는 더 이상 무슨 ''반갑습니다'' 라든지 ''안녕히 다시 만나요'' 이런 노래.. 부르지 마라.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도 남북한 동시입장이라느니 대표팀 단일화 이런 것도 하면 안되겠지! 여지껏 이걸 특종이라고 보도했던 모든 방송언론들과 여기에 찬사를 보낸 다른 나라들 및 해외언론들 모두 대한민국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좌빨들이었어. 그런데..
그런데 우리 2002년을 한 번 돌아볼까. 응답하라 시즌 2가 제작되고 여기에 서태지도 나온다는데 이번엔 1994년이 배경이라고 하니 나중에 응답하라 시즌 3가 나온다면 2002년 월드컵때를 배경으로 하면 되겠다. 응답하라 2002... 우리 그땐 행복했었다. `종북좌빨`이나 `수구꼴통` 그리고, `일베무좀` 이런 단어들이 난무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북한도 우리의 경기에 관심을 가지며 인민들에게 방송을 해주었고, 아마 우리를 응원했으리라.
우리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할 일들을 너무 많이 하면서 살고 있는건 아닌지. 그럴걸 생각도 못한 채.. 인간이라는 게 약한 존재라서 그럴까. 눈 앞의 이익과 욕심에 너무 쉽게 무너져서? 아니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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