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7. 23:14

“KBS · MBC 편파방송 극심” 취재거부 움직임

촛불집회 · NLL 등 편파방송에 언론성토 목소리 커져

국정원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세 번째 촛불시위가 벌어진 지난 13일 서울광장에선 언론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언론이 언제까지 국정원을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외면할 것인가”라며 언론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실제 이날 서울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KBS MBC SBS 메인뉴스에서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이날 촛불집회는 세 번째로 열린 집회였고, 참가자도 2만3천여 명(주최측 추산)으로 최대 규모였지만 지상파에서 모두 전파를 타지 못했다.

이와 관련, KBS 한 기자는 “국정원 관련 의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KBS가 과연 ‘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제대로 보도할 수 있겠느냐”면서 “국정원 촛불집회는 KBS뉴스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진영에서도 KBS MBC의 편파방송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의 공영성을 지지하는 소장학자 및 언론인으로 구성된 방송독립포럼은 16일 성명에서 “KBS, MBC 등은 지난달 이후 줄을 잇고 있는 대학 교수, 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들의 국정원 사태 비판 시국선언에 대해 보도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5공화국 ‘보도지침 언론’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방송독립포럼은 “국정원 불법 선거 개입 사건은 박근혜정권의 정통성과 직결된 것은 물론 국기를 문란케 한 반민주주의적 폭거”라면서 “현 정권 최악의 뇌관으로 등장한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규탄을 언론이 외면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학가, 시민사회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언론시민단체 일각에선 KBS MBC 등의 편파보도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조직적인 취재거부 운동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아직 전체 언론시민단체 차원의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 촛불집회에서 언론의 편파보도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KBS MBC 등 방송사들이 촛불집회를 계속 외면하고 NLL과 관련해 ‘물타기 보도’를 계속할 경우 인터뷰를 비롯해 취재거부를 염두에 두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특히 KBS의 경우 수신료 인상 문제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현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취재현장에서 KBS카메라가 시민들에게 거부당한 아픔이 있다”면서 “국정원이나 NLL보도를 지금처럼 정권눈치보기식으로 계속할 경우 당시 상황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본부장은 “최근 KBS보도 비판에 대해 간부들이 ‘그런 비판은 어느 시대에도 항상 있었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게 더 문제”라면서 “지난 13일 촛불집회의 경우 현장에 카메라를 보내지도 않았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시민들로부터 KBS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