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밤하늘 별자리, `거문고자리(Lyra)`와 직녀별 베가(Vega)
이 별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굉장히 밝고 푸른 `직녀(Vega)`별은 시리우스와 카노푸스 다음으로 밝은 별인데 목동자리의 악튜러스와 비슷한 밝기입니다. 이 베가와 백조자리의 데네브(Deneb),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Altair)를 이으면 여름철의 거대한 대삼각형이 됩니다. 여기서 알타이르는 '견우'입니다. 이 '거문고자리'를 쌍안경으로 보면 평행사변형 꼴의 찌그러진 사각형이 보이고 그 위에 아주 밝은 직녀별 베가가 보입니다.
평행사변형을 이루고 있는 4개의 별을 '리라의 현'이라고 하는데 서양의 거문고인 리라는 하프와 비슷한 악기입니다. 그런데 베가는 `낙하하는 독수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이 별자리를 날개를 접고 사막으로 낙하하는 독수리로 보아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또, 사변형 아랫쪽에 있는 두 별 중 베타별 쉐리아크(Sheliak)와 감마별 수라파트(Sulafat)를 `거북별`이라고 하는데 이건 리라를 만든 헤르메스가 거북의 껍질에서 실을 뽑아 현을 만들어서 그렇습니다.
실제 베가는 태양에 비해 대략 3배 정도 큰 청백색의 거성으로 이 별자리의 거북별 사이에는 잘 알려진 행성상 성운 M57이 있습니다. 베타별 쉐리아크는 또 식변광성이라서 서로가 서로를 가립니다. 어두운 별이 밝은 별의 앞쪽에 있으면 쌍성이 같이 어두워지고, 그렇지 않으면 같이 밝아져서 3.4 ~ 4.3 등급의 밝기 변화를 보입니다. 이 주기는 12일 22시간 정도입니다.
M57 고리성운은 반지 모양을 하고 있는 행성상 성운으로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들이 적색거성 단계를 거쳐 일생을 마치는 모습입니다. 성운이 뿔뿔이 우주로 흩어져버리고 나면 가운데에는 밀도가 높은 별만 남는데 이를 백색왜성이라고 합니다. 약 40억년 후에는 우리의 태양도 이런 식으로 금성 궤도까지 부풀어 적색거성이 되고 그렇게 되면 지구는 모든 것이 다 타버립니다. 진정한 종말이죠.
헤르메스(Hermes)는 장인정신을 발휘하여 만든 리라를 아폴로에게 주었고, 아폴로는 이걸 다시 음악에 재능을 보인 아들 오르페우스(Orpheus)에게 주었는데 아폴로한테는 아들도 많구만. 이 오르페우스에게는 아폴로와 칼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났고, 리라를 연주하는 솜씨가 탁월해서 신들과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까지도 감동시키곤 했습니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바람과 파도도 잠잠해지고, 나무의 가지와 돌 마저도 귀를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아내 에우리디케(Eurydice)는 어느 날 요정들과 함께 놀다가 뱀을 밟게 되었는데 이에 놀란 뱀이 그녀의 발을 물어 죽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비암에게 물려 죽자 그녀를 몹시 사랑했던 오르페우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리라를 연주하며 애절하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 . .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 ."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오르페우스는 리라를 들고,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의 세계인 저승으로 죽은 아내 찾아 삼만리를 떠납니다. 저승으로 가는 스틱스 강에서 망자들을 나르는 뱃사공이 그림자가 있다며 오르페우스를 태워주지 않자, 리라를 연주해주고 강을 건너게 됩니다. 지옥의 입구에서 지옥문을 지키는 머리가 셋 달린 개인 케르베로스도 그의 연주를 듣고 잠잠해집니다.
결국 오르페우스는 저승의 신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앞에서 리라를 연주한 후 사랑하는 아내를 데려가겠다고 간청을 했지만 하데스만큼은 음악에 감동을 하지 않았는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페르세포네는 달랐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하데스를 설득하자 마지 못해 한 가지 조건을 걸면서 승낙합니다. 그 조건이라는 것은 전설의 고향에도 자주 나왔던 레파토리인 `절대 뒤 돌아보지마!`입니다. 아내를 데리고 지상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앞서 가던 오르페우스는 지상에 거의 도착했을때 무심코 자기의 아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고, 그러자 그의 아내는 다시 백 투 더 저승이 되었습니다. 하데스가 인간들의 습성을 정말 제대로 잘 알고 있었던거죠. 오르페우스는 두 번 다시 저승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실의와 슬픔에 잠긴 채 트라케의 언덕을 방황하다 죽었는데 익명을 요구한 저승의 한 관리의 말에 의하면 다시 아내를 만날 수 있었던 오르페우스는 죽어서도 기뻐했다고 합니다.
오르페우스가 죽고 남겨진 리라는 오토매틱으로 연주를 그치지 않았는데 그 곡조는 구슬펐고, 그의 음악에 감동받았던 제우스는 이 리라를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고 그와 그의 음악을 기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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