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9. 19:24

<영화 리뷰> 나우 유 씨 미... 나우 유 돈!

Now You See Me… Now You Don’t!

자, 잘 보이죠.. 얍~! .. 쨘~ ~. 마술사가 공연할 때 마술을 보여주기 전 관객들이 집중하는 순간에 하는 멘트로 코기름 바른 후 하얀 장갑 낀 손으로 허공에 대고 두어 번 휘저은 다음 대상이 사라지거나 다른 걸로 변한 결과를 보며 관중들은 의아한 감탄과 함께 박수를 치게 됩니다. 그런 마술과, 최면, 타로카드 등이 세트로 뭉쳐져 이 영화는 시작합니다.


좀 뒤늦게 봤는데 재미있게 관람을 해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예전부터 마술을 좋아했고, 3년전 이때쯤 두어 달 마술을 배워보기도 했는데 영화에 나온 마술은 급이 다르더군요. 영화라서 그런 연출이 가능했겠으나 마술은 크든 작든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전부 세트장치라고 합니다. 그 세트장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가 비밀 중에 비밀이죠. 마술은 또 쑈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하니까 이왕이면 마술사가 잘 생기고, 언변이 좋으면 금상첨화인데 조수로 나오는 여성도 예쁘면 대박~! 팔 다리가 짤려도 나중엔 다 다시 붙어, 그냥. 설마 그거 실제로 짤라 놓고 청테이프로 붙여서 아픈 거 참고 있는 거 아니죠? 뭔 소리...


예전에도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있었지만 주로 옛날을 배경으로 한 것에 반해 이번 작품은 바로 현재를 배경으로 하여 대규모 마술쑈를 재현했다는 것과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내려온 비의집단과 연계시킨 점이 아주 독특합니다. `호루스의 눈`이라는 비밀 조직은 일루미나티 `전시안`을 아예 대놓고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출연 배우들 간의 서로 앞서가려는 수 싸움 만큼이나 배후가 누군지를 추측하는 점에 있어 영화는 관객들과 머리 싸움을 하다가 후반에 서서히 정체가 드러나는데 이 영화 막판에 보여주는 한 수 반전이 대단합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이 반전이라는 것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게 바로 제일 큰 한 수가 되는거죠.


이들이 벌이는 마술 쑈의 마지막 피날레는 돈입니다. 머니. 이 돈을 관중들에게 뿌려대는 모습에서 자본의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일종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많은 사람들이 받았을텐데 자신의 눈 앞에서 얼마 없는 계좌의 잔고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는 느낌은 어떨까요. 그 장면에서 일순간 좀 먹먹해졌는데 그건 그 마술쑈에 온 관객들이 처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쿼터백을 잡기 위한 태클이 아주 인상적이었음. 빠져나갈 구멍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이 마술사들이 여느 영화처럼 막판에 막대한 돈을 노린 것이었다면 이들도 별 수 없었을 것이고 그저 그런 영화로 남았을테지만 돈이 아닌 다른 것을 선택했기에 그들은 마지막까지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어떻게..? 가 관건입니다.


어떤 일 하나를 20년 넘게 계획하고 준비를 해왔다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를 보고 평생을 거는 일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수준 높은 마술은 결코 마술사 혼자서 할 수 없으니 일단 꼴통으로 보이는 자칭 난다 긴다하는 오합지졸 4명이 하나의 팀으로 모여 일을 벌이지만 그렇게 그 모든 일을 보이지 않게 그리고, 치밀하게 뒤에서 추진한 배후가 누구인가는 이 영화에서 감추어진 부분입니다만, 이건 영화 맨 마지막 부분에서 밝혀집니다. 그러나, 그 뒤 더 깊은 곳에 있는 호루스의 눈이라는 진정한 배후는 밝혀지지 않는데 과연 더 이상의 배후는 없는지 만약 혹시라도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지... 그리고, 어떤 것들은 설명을 하지 않은 채로 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