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2. 11:27

여름철 별자리, 오각형 몸통의 땅군자리(Ophiuchus)와 붙어있는 뱀자리(Serpens)

거꾸로 되어 있는 헤라클레스 자리 바로 밑에 거대하고 길쭉한 오각형의 몸통을 가진 땅군자리(뱀주인자리)가 있습니다. 이 땅군자리는 또 양쪽으로 뱀자리와 붙어 있죠. 땅군자리 오른쪽에 삼각꼴 형태의 머리를 가진 뱀은 왕관자리부터 반대편 은하수까지 뻗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모두 1등급 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만큼 어두워서 잘 안보여 찾기가 어렵다는 거지만 대기가 맑은 날 밤에는 맨 눈에도 보입니다.

이 땅군자리의 알파별 이름은 헤라클레스 자리의 그것과 혼동되기 쉬운데 헤라클레스 자리의 머리인 알파별 이름은 `라스 알게티`고 오늘의 주인공 땅군이자 명의인 아스클레피오스의 머리가 되는 알파별은 `라스 알하게`입니다. 혹시 두 사람 이마를 맞대고 있는겨?

땅군자리의 어깨에서 약 4도 정도 떨어진 곳에는 '도망가는 별'로 알려진 `버나드 별`이 있는데 이건 1916년 미국 천문학자 버나드가 발견하여 이름을 붙인 것이고, 하늘에서 가장 큰 고유운동을 보이고 있는 별입니다. 이 고유운동이라는 것은 천구상에서 별이 1년 동안 움직이는 거리입니다. 버나드 별은 1년에 10초 가량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건 굉장한 이동입니다. 이렇게 별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흐른 미래에는 별자리 모양도 지금과는 많이 바뀌게 됩니다. 고대의 별자리와 오늘날의 별자리도 많이 달랐겠죠?

여기는 은하수 주변이라 구상성단들이 많습니다. 뱀의 위쪽 몸통 옆 쪽에는 가장 아름다운 구상성단으로 유명한 M5가 있고, 땅군의 몸통에는 M10, M12 그리고, M14도 있습니다. 뱀자리에는 독수리성운 M16이 궁수자리의 M17 말굽성운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땅군이라고 하면 뱀을 잡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쉬운데 이 별자리의 주인공은 훌륭한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입니다. 그래서 요샌 뱀주인자리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는 뱀을 잡기 보단 뱀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의술이 뛰어나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우스는 죽음이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섭리라고 하며 사람을 되살리는 일에 옐로우 카드를 제시합니다. 마치 옛날에 전우치의 술법이 너무 뛰어나 저승에서 우려하며 고민했던 것과 같은 이치였죠.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로와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으로 이전에 소개한 까마귀자리의 이야기에서 이 성격 희안한 새가 구라친 결과로 아폴로의 아내가 죽자 어린 그는 불사의 켄타우로스 카이런에게 맡겨집니다. 예언 능력을 가진 카이런은 아이에게 천의성이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됩니다. 그래서 어린 그에게 약초를 찾는 법부터 용법까지 자세히 가르쳐 주었는데 어느날 죽어가는 뱀을 다른 뱀이 약초를 물어와 살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를 보고 산 체험을 한 그는 뱀을 이용하여 약초를 구해 많은 사람들은 죽음으로부터 구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죽는 사람이 줄어드니 지하 세계의 하데스가 위기감을 느끼고 제우스에게 이렇게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제우스는 이를 받아들여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의술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던 겁니다. 그러나 아스클레피오스는 I don’t care를 외치면서 거부했고, 제우스는 다시 한번 번개로 위협을 가합니다.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며 줄다리기를 하던 차에 아르테미스가 죽은 오리온을 데리고 와 살려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고, 아스클레피오스가 오리온을 되살리려 하자, 제우스는 더 이상 간과하지 못하고, 번개를 날립니다. 비록 아스클레피오스는 그 번개를 맞고 죽었지만 그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우스는 아스클레피오스와 약초를 구한 뱀을 하늘에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