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5. 18:15

가을철 별자리 `케페우스(Cepheus)`

비교적 뚜렷하게 보이는 카시오페이아 자리에 비해 길죽한 오각형 모양의 케페우스 별자리는 알파별만 2등급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3~4등급으로 어두워 금방 알아보기는 다소 힘듭니다. 그래도 카시오페이아 옆을 보면 뾰족한 삼각형 지붕을 가진 네모꼴의 별자리가 작은곰자리와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케페우스는 이디오피아의 왕으로 아내이며 왕비인 카시오페이아의 남푠입니다. 앞 이야기에서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딸이자 안드로메다 공주를 제물로 바치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 별자리로 미루고, 여기서는 안드로메다가 괴물 고래에게 제물로 바쳐지기 전 약혼을 했던 피네우스가 갑자기 순서에서 새치기를 하며 이야기에 끼어들게 됩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결국 안드로메다 공주는 페르세우스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궁전에서 성대하게 혼례식을 올리는 도중, 공주가 제물로 바쳐질 때에는 도망쳐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약혼남 피네우스가 노래와 웃음소리로 가득한 잔치 분위기에 소란스러운 소음을 동반하며 요란하게 등장해 찬물을 끼얹습니다. 뒤에 부하들을 많이 대동한 채로 기세등등하게.

이 피네우스는 페르세우스를 향해 자신의 아내를 빼앗아 간 원흉이라며 창을 던졌으나 삐리하게 실패~! 이윽고, 자신에게 날아온 창을 집어 되돌려주려고 하니 그 사이 쥐새끼 기질이 있는 피네우스는 재빨리 제단 뒤로 샥~ 숨어버리고 자신의 부하들에게 페르세우스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순간, 잔치와 흥겨운 분위기는 완죤 개판되었습니다.

페르세우스는 혼자였고, 피네우스의 수많은 부하들이 그를 에워싸고 덤벼들 순간, 페르세우스는 "우리편은 모두 눈 깔어~!"라고 외치면서 전리품인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 들었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피네우스의 부하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돌덩어리로 변했고, 혼자 남은 피네우스는 제단에서 기어나와 부끄러움이나 염치도 없이 살려달라고 무릎꿇고 손 모아 비는 비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페르세우스는 "자, 봐라~!"고 하면서 메두사의 머리를 그 앞에 내밀었고, 피네우스는 그 비굴한 모습 그대로 돌이 되었습니다. 분위기를 수습한 결혼식은 그렇게 돌이 된 피네우스와 부하들을 결혼식 기념품으로 삼아 재차 즐거운 잔치를 벌였습니다. 자신의 아내를 너무 사랑했던 케페우스 왕은 카시오페이아가 죽어서 하늘의 별자리로 올라가자 포세이돈에게 자신도 죽으면 아내 옆에 별자리로 올려달라고 간청을 했고, 그 부부의 사랑을 잘 알고 있었던 포세이돈의 요청으로 제우스에 의해 소망을 이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