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1. 22:13

<영화 리뷰 > `쥬라기 월드`, 20년의 세월을 넘어 재개장

개봉 첫 날 평일이고, 비도 오길래 영화관에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관람객들이 많이 들었더군요. 영화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나 터미네이터처럼 리부트는 아니고, 첫 작품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세월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초반 귀에 익숙하면서 웅장한 OST가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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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공원이 일반 대중에게 문을 열기전 설립자 `존 해먼드`의 손자들과 일부 초청받은 사람들만 오게 된 코스타리카령 외딴 섬에서 벌어진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설에서는 그때 벌어진 일이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묻혀버리는 설정으로 마무리됩니다. 거기에는 `인젠`의 자본과 법률 공학(?)을 다루는 전문 변호사들의 뒷처리가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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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공원을 열 수 있게된 것 같은데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 쥬라기 월드라는 이름으로 개장한 `이슬라 누블라`에는 2만명이 넘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게 되었습니다. 1편이 나왔을때 30미터에 달하는 목이 긴 기린과(?) 초식 공룡이 큰 스크린에 처음으로 등장하던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때에도 이미 CG는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20년전 잊지 못할 경험으로 죽을 고생을 했던 남매에 이어 이번에 개고생을 하게 되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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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상어가 간식이야. 이걸 볼 때까진 좋았겠지.>

그리고, 사람 크기의 조그만 초식 공룡들이 떼지어 벌판을 달려 지나가는 장면을 비롯해 작은 폭포와 익룡들이 거주하는 돔, 그리고 호박에 갇혀 죽은 모기 화석 등 원작에서의 지형과 장면들을 연상케 하는 부분도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미 여러 편이 나온 영화라 설정이나 시놉이 식상할 수 있지만 20년 전의 생각이 나서 보러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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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이전의 작품들과 다른 설정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여지껏 존재하지 않은 전혀 새로운 공룡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실험이자 신상 개발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골 때립니다. 여러가지 생물의 DNA를 조금씩 배합하다 보니 겉모습은 공룡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탄생합니다. 이빨 하나가 어른 손바닥 크기에 이름도 이상해서 그냥 `인도미너스`라고 짧게 줄여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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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 되겠니, 지금?>

이 놈은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해 보이는 육식공룡으로 인간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지능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 열 감지기에도 나타나지 않고, 심지어 위장 능력으로 은폐술까지 보여줍니다. 이 놈을 만들어낸 우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오징어 유전자와 랩터 유전자까지 섞였다고 하니 이걸 과연 공룡이라고 해야할지. 여기 우 박사로 출연한 인물은 20년 전에도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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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 내가 만들었어.>

영화에서 감독은 배우의 대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통제와 지배`가 아닌 `상호 존중과 교감`을 통한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인간의 어리석음, 그리고 근거없는 자만심의 오만과 편견. 거기에 자본과 탐욕.. 그것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과 아집으로 이어집니다. 원작 소설에서도 사악하게 묘사되는 `인젠`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이는 뚱땡이 양키 하나는 랩터들을 군사적 생물 무기로 훈련시켜 아프간에 보낼 생각이던데 거기에... 숲이 있나? 공룡과 모래의 땅이라. 뭔가 안 어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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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양치질 안했군.>

하지만 그건 양키 뚱땡이 니 생각이고, `말콤 효과`의 현실화로 통제 상태를 넘어버리게 되면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통제불능 상태가 되어 대책이 없습니다. 무대책이 대책이 됩니다. 그렇다고 책임을 면할 수도 없습니다. 그쯤되면 머릿속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격렬하게" 모드가 작동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정신승리가 있으니 바로 현실 부정과 책임 떠넘겨 뒤집기 한 판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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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에서는 다행히도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비록 그게 조카들을 구하기 위해서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어마무시하고 육중한 괴물을 상대할 수 있을까..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쥬라기 월드의 수호신..?이 나타나 엄청난 혈전을 벌입니다. 마치 디워를 보는 듯한. 그리고, 마지막 장면, 이 섬의 주인은 바로 티라노. 짱 먹으셈~!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과 세상에 모든 것이 알려지게 되었으니 더 이상 장사하기는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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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무슨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