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7. 17:31

<영화 리뷰> `검은 사제들`, 악령과 싸우는 엑소시스트

마침 어제 케이블 TV에서 영화 `엑소시스트` 1편을 해주던데 그걸 오래 전에 처음 봤을때는 굉장한 충격이었지만 다시 보니까... 그냥 재미있습니다. 어릴땐 왤케 겁이 나던지. 당시 이걸 외국에서 개봉했을때 임산부가 관람하다 기절해서 상영이 중단되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등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뒷소문이 무성했었고, 십자가 자위행위, 거꾸로 계단을 뒤집어 내려오는 등의 충격적인 장면들이 심의 삭제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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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에서 '주말의 명화'라고 토요일 심야 시간에 이 `엑소시스트`를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조카가 자기도 보고 싶다며 방송 시간에 혹시 자고 있으면 깨워달라고 했는데 곤히 잠든 모습을 보니 깨우기가 좀 그래서 혼자 보고 있던 중 무서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조카를 깨웠더니 왜 눈을 안떠!!! 결국 혼자 다 보고 말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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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강동원 두 명의 뛰어난 배우들이 합을 맞춰 카톨릭 신부와 보조 사제 역할을 맡아 보여준 엑소시즘(Exorcism). 오컬트와 퇴마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비록 영화의 스크린을 통해서지만 이 `구마의식`을 지켜보는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고, 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여 볼만했습니다. 배우들이 악령과 상대하면서 라틴어와 독일어, 중국어까지 변화무쌍하게 구사하는 장면과 배경에 깔린 OST가 훌륭했는데 바퀴벌레들이 쓰나미로 몰려오는 장면은 어후~. OST는 구입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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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 세상에 있었을지도 모르고, 정체도 알 수 없는 사악한 존재. 그것은 말합니다. "너희들이 싫다"고. 나도 그래, 인간들이 싫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사람들을 죽일 권한을 가진 건 아니지. 신조차 그렇게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어쨌거나 악의 힘은 강력합니다. 또 무섭죠. 보조사제가 겁을 먹는 것도 하등 이상할 게 없습니다. 영화에서는 지금 이 동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참사들이 이 악령과 관련이 있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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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왜?>

번화가와 바로 경계를 두고 악령에 시달리는 어린 소녀가 있는 어두운 골목. 그 앞의 밝고 큰 길거리를 오가는 대다수의 수많은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는, 또 안다고 해도 누구나가 다 외면하고 말 현실에서 어둠과 대결하기 위해 아무런 도움없이 묵묵히 음지를 향해 걸어들어가는 두 사제.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험한 길을 걷는 그 두 사람을 관객들만큼은 마음속으로 응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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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의식을 집전하는 신부보다 오히려 옆에서 돕는 보조사제가 더 많은 스펙을 요구받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라틴어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외국어를 해야되고, 벌레를 무서워하지 말아야하며, 악령을 내쫓는 노래도 불러야되고, 거기다 수영까지 할 줄 알아야겠군요. 마치 건물에 있는 모든 컴퓨터를 관리하면서 고장나면 수리해야 하고, 웹 써버와 라우터 등의 네트워크를 보며 인터넷과 홈페이지까지 두루 유지 보수해야 하는 전산보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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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고치겠다,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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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 고생했을테지만 악령들린 연기 진짜 쉽지 않았을텐데.>

마침 생각난 게 미드 `엑스 파일(The X-Files)`에서도 이 구마의식을 행하는 에피소드가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악령에 시달리는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스컬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멀더가 신부를 섭외했던가 하여튼 그 엑소시즘을 행하는 현장에도 같이 있었는데 제대로 무서웠어요. 엑스 파일에서도 진짜 무서운 납량특집이 몇 번 있었습니다. 결말에 악령을 내쫓는데는 성공했지만 신부인가 누군가가 멀더에게 악령이 당신을 봤으니 앞으로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멀더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던 마무리. 옆에 스컬리 '난 안 봤겠지...'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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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영화 `엑소시스트`는 3편까지 있습니다. 2편은 1편에서 지랄 떨던 그 악령이라는 존재의 근원을 머나 먼 아프리카에서 찾는 것과 다시 소녀의 몸에 재차 알박기하고 있는 악령과 대결하는 엑소시즘이 나오고 3편은 불쌍한 데미안 신부의 영혼을 구하기 위한 악령과의 3차전에서 형사와 신부가 힘을 합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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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ST 중에서 Ange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