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7. 13:46

`달콤한 잠의 유혹`. 잠은 좋은 것이여.

달콤한 잠의 유혹 - 8점
폴 마틴 지음, 서민아 옮김/북스캔(대교북스캔)

얼마 전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90%가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비만 인구가 계속 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 외에도 '두통'까지 포함해서 이 모두와 연관이 있는 것은 `수면 부족`이다. 어쩌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잠자는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밥을 빨리 먹어야 하고, 심지어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4당 5락'이라고 해서 4시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눈물이 앞을 가려 책을 볼 수 없는 말까지 있었고, 이건 지금 고3 수험생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개드립이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의 몸은 그렇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그래서 오늘날 이 모든 육체의 질병이 수면 부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상당히 많다. 인체의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 체계가 흐트러진 것이다. 따라서 면역체계 역시 혼란을 겪게 되었다. 일단 잠이 부족하면 당장 다음날 몸이 찌뿌둥하고, 기분부터 안 좋아짐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그 여파로 인해 집중력 저하, 의욕 상실, 짜증 등이 수반되는데 이건 일시적이라 다시 잠을 잘 자면 금방 없어지는 증상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계속 누적이 되었을 때 일어난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 이것은 만병의 근원이고, 여기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어떤 해괴망측한 병이 생길지 모른다. 일반적으로 큰 하중이 작용하는 환경에 놓인 금속은 이 하중을 잘 버티지만 만약 이 금속에 부식이 생기면 오래 견디지 못한다. 스트레스는 하중이고, 만성피로가 바로 그 부식의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한 이유는 다양하다. 유로 2012, 런던올림픽, 월드컵 예선, 디아블로 3, 영화, 술, 야식,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의 심신질환, 걱정과 고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뭐가 불안한지 모르지만 이유없는 불안, 야식과 과식, 커피의 카페인과 술의 알코올, 역류성 식도염 등등.

이 모든 해결책은 간단하다. 걍 일찍 자고, 충분히 자는 것이다. 그런데, 말처럼 쉽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마는 이 간단한 게 제대로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한다. 수면제 없이 잠을 못자는 사람,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사람, 코를 고는 옆 사람이나 배우자로 인해 잠들기 어려운 사람, 수면시 무호흡이 무서워 잠을 못 이루는 사람, 주위의 빛과 소음이 너무 신경쓰여 못 자는 사람... 더군다나 현대는 잠을 못자게 하는 현란한 문명의 이기들이 너무나 많다. 인체는 빛과 소음에 민감해서 잠을 자야하는 시간에 피곤한 상태에서도 희미한 불빛이나 약간의 소리에도 영향을 받는다.

건강하거나 젊은 사람들은 할 게 너무 많아서 잠을 줄이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이를 위해 카페인이나 각성제의 도움을 찾는다. 커피나 에너지 음료의 소비량이 느는 게 당연하다. 아무리 그래도 누적되는 피로를 견디는 장사는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질병 외에도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작업의 효율성이나 진행에 많은 역효과가 생긴다. 제일 위험한 예를 하나 들자면 '졸음운전'이 있다. 이건 음주운전 보다 더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졸음운전하는 차를 바로 뒤에서 목격한 경험이 있기에 백배 동감한다. 내가 다 식은땀이...

더 큰 문제는 중요한 업무에 있어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할 수 있는 점이 있는데 만약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거나 극히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니 책에서는 체르노빌 핵 발전소와 미국의 스리마일 핵 발전소 사고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누적된 수면부족으로 생긴 만성피로가 직원들의 판단력을 흐려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거듭되는 실수와 미숙한 처리로 결국 대참사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역시 개인적으로 피로한 상태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며 느꼈던 일들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설득력있는 내용들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너무나 당연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말이 있다. 이것은 예방이 최선이라는 것이고, 실제 의사들도 병이 든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병이 들기 전 먼저 몸을 돌보고 건강을 챙겨 예방하는 것이 남는 장사라는데 이의가 없다. 그나마 괜찮은 소식으로 예전에 비해 지금 나오는 수면제는 내용 구성성분들이 인체에 안전한 제품들이라는 것과 코를 골거나 수면시 무호흡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코골이 방지용 마스크를 쓰든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자는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과거에 비해 수면장애에 대한 연구와 관심, 치료법 등이 많이 발전했으니 의학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은 의미없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뇌 일부 영역은 깨어 있을 때 보다 더 활발히 움직인다고 한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주장에 따르면 깨어있는 낮동안 있었던 일이나 해결해야 할 일들에 대한 정리와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라고도 하고, 꿈을 꾸기 때문일 것이라고도 한다. 아직 꿈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 내려진 것이 없지만 어떤 중요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와 쓸데없는 쓰레기 처리작업일 뿐이라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어쨌든 어떤 일이 있을 때 한 숨 잠을 자고 난 뒤 별로 어렵지 않게 잘 해결되던 경험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 잠드는 방법이라면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괜찮은 구절이 하나 있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 머릿속으로 구멍을 하나 만들고, 떠오르는 생각과 근심을 거기로 전부 밀어넣어 넘겨버리라는 것이다. 한 번 시도해봤는데 효과가 있었다. 울타리 뛰어넘는 양을 세는 건 비추~! 이제 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습관을 바꿔야 한다. 잠은 낭비가 아닌 삶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좋은 것이여. 모두 푹~ 주무시기 바란다. 그리고, 내 꿈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