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가장 미스터리한 하루 `1026` - 김진명
1026 - 김진명 지음/새움 |
참 미묘한 시기에 미묘한 작품을 한 편 읽게 되었다. 그 옛날에 10.26이 있었고, 지금은 그때 나라를 이끌었던 지도자의 자녀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해 있다. 그리고, 마무리된 사건의 진실은 아직도 많은 의혹을 남긴채 역사의 한 켠으로 물러나 있다. 책에서는 이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연장선상에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당시 권력의 요직에 있었던 사람들조차도 정확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를 다루는 내용은 사실과 허구 그 사이 중간쯤을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으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불편한 현실을 매우 정확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손익계산과 힘의 논리를 넘어 진정한 우리민족의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대통령은 분명 유신까지 내세우며 결국 독재를 지향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많은 장년 세대의 사람들은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국민들의 살림살이와 강대국들 사이에서 보잘 것 없는 국력을 높이기 위해 나라 경제와 국방력 강화에 힘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일의 행적이 미화되거나 남로당 활동에 정당성이 부여되는건 결코 아니다.
10.26이 결과적으로는 독재를 끝낸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에 JK의 민주화를 위한 거사라든지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가닥을 잡았다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 말고도 뒤에는 무언가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작품에서도 배후는 미국이라고 보고 있고, 취조 과정에서 JK가 직접 자신 뒤에는 미국이 있으며 미국측으로부터 연락이 있었는지를 수차례 물어봤다고 나온다. 하지만 사태는 더욱 꼬여 이후 12.12로 이어지게 된다. 왜 일이 이렇게 돌아가게 되었을까?
그리고, 12.12에서 5.18까지 급박하게 돌아갔던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사건은 이미 10.26 전부터 그 싹이 피어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관망하던 세력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급격히 선회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 세력은 육사 11기. 그리고, 미국과 있었던 모종의 거래...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미국을 빼놓고는 이야기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여전히 막강하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해당되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보잘 것 없는 나라의 지도자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것은 군산복합체가 실세인 나라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현실적으로 자국의 군수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동아시아 지역의 영향력과 패권을 잃을 수도 있는 크나큰 위기로 여겼을 것이기에 공작으로 먹고사는 CIA가 쥐도새도 모르게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케네디 대통령의 일화만 보더라도 서슴없이 그들의 지도자마저 죽이는 저들에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군축과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이끌어내려던 김대중 대통령의 이상적인 그림 역시 큰 위협으로 여겼으리라.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했던 인물 김구 선생과 어쨌든 초대 대통령으로 결과가 좋지 못했던 이승만 대통령, 부국강병의 바램을 이루지 못하고 비운을 겪은 박정희 대통령의 비극에는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고 노무현 대통령도... 남한과 북한 모두에는 분명 우리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외세와 결탁하고 거기에 의존하는 쥐떼들이 있다.
그리고, 올해 말에 있을 이번 대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씨가 현재 대권에 가깝게 다가선 건 사실이지만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알게 모르게 뒤에서 방해하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그들은 야당이나 재야쪽이 아니라 바로 여당과 현 정권에 결탁한 무리들일 수도 있다. 지금 정권으로서는 야당에 의한 정권교체보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는 걸 더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지만, 그것보다는 이 소설을 읽어보면 뭔가 걸리는 게 있을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금처럼 말고, 국민과 민족의 앞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불리한 무역전쟁에서 금융전쟁으로 노선을 바꿔 달러 패권과 석유 패권을 군사력으로 장악하며 세상을 많이 망쳐놓은 미국식 이기주의는 오늘날에도 그 모습을 바꾸며 여전히 우리의 국부를 빼앗기 위해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저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군수산업의 나라답게 무기 판매다. 총기 사고가 빈발하지만 번번히 총기규제 입법이 무산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이번에 총기규제 법안을 발의한 여성 국회의원은 한 정신상태 애매한 철딱서니에게 총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나라가 바로 생각없는 우리의 늙은 국민들이 추앙하는 미국의 본 모습이다. 미국은 우리와 군사적으로는 표면적으로나마 동맹의 위치에 있지만 언제 안면을 바꿀지 모르고, 이렇게 되고 보니까 경제적으로도 동맹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명한 건 경제적으로는 미국이 우리의 경쟁상대이자 적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날 암담해진 이 나라의 현실이 어쩌면 1980년대부터 잘못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미국을 등에 업고 국민들을 때려 잡아 거머쥔 정권은 국민들의 세금을 가지고 이루어진 엄청난 액수의 미국 무기구입에서 커미션과 리베이트 등의 명목인 뒷거래로 29만원 짜리 껄베이 문어 할배에겐 2,600억, 그 다음 바보 태우는 무려 5,000억원이라는 검은 비자금을 조성한 건지도 모를 일이지. 미 전투기 구입에서 훌륭한 전자 장비를 갖춘 F-18에서 갑자기 F-16으로 기종이 변경된 율곡 사업도 갖은 비리 의혹을 받으며 당시 정말 말이 많았었다. 어쨌든 이들은 대한민국 사법부에 의해 내란죄와 반란수괴로 사형을 언도받은 자들이다.
지금 또 미국의 전투기를 구매한다고 나라가 시끄럽다. 구매대상인 F-35 전투기는 직접 타서 성능을 평가해보지도 못하고 무슨 시뮬레이터로 평가를 한다면서 다른 나라 핑계대다가 거짓말이 탄로나는 등 정권과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급급하고, 문제가 생기면 쉴드치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와 군부에서 또 얼마나 뒤로 챙기려고 눈이 벌게져서 덤벼들까. 오늘 보니 입찰서류 미비로 절차에 문제가 생기면서 또 한바탕 난리다. 저들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차기 정부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차라리 넘기는 게 백번 낫겠다.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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