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이야기. 만드는 사람은 절대 먹지 않는 `즉석식품`
즉석식품 - 아베 쓰카사 지음, 황미숙 옮김/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지금은 1인 가구도 많아졌고,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에서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간편한 인스턴트 즉석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번성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들 음식엔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식품첨가물`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과 동일한 저자의 책이다. 첨가물 관련 직종에 종사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책을 쓰게 된 경위는 자신이 만든 마법의 첨가물 덩어리인 즉석식품을 자신의 딸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일화를 들고 있다.
첨가물은 대략 1,500여 종류가 있는데 만약 이들 가공 즉석 식품들을 자주 찾아 즐겨먹고 있다면 약 400~500여 가지 첨가물을 자신도 모르게 같이 먹고 있는 셈이 된다. 모든 일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한다는 일본에서조차 식품 안전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저자는 일본 국민들을 우롱한 관련업체들에 대해 분노마저 표출하고 있다.
오늘날 식품에 관련된 문제는 대량 가공업체인 만드는 사람 - 유통에서 판매하는 사람 - 먹는 사람인 소비자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제조업체는 먹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제품의 생산과 판매의 결과인 이윤 측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럴려면 많이 팔아야 하고, 회수율이 적어야 하므로 결국 보존료를 비롯한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자국이 아닌 타국에 수출하기 위해 만드는 음식물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이고 특히 중국산은 이런 점에서 문제가 매우 심각함이 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쉽게 말해 내가 먹을 것도 아닌데라는 관점의 문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중국의 식품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염분, 과당, 그리고 지방의 섭취에서 비롯되는 문제이고, 이것은 '과다섭취 삼형제'라고 불리고 있다. 소금과 지방을 가장 많이 섭취하게 되는 식품은 라면과 컵라면이다. 요즘엔 대용량 컵도 많아졌다. 이들 제품을 즐기는 것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겐 고열량, 고지방 섭취의 지름길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 시판되고 있는 식용유 등의 기름도 예전과 달리 첨가물로 정제되고 산화방지제가 들어간 질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많아졌다.
우울하지만 햄버거에도 60여 종의 첨가물이 들어간다고 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삼각김밥, 포장용 도시락이나 낱개로 판매하는 반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조리해 파는 상품에는 첨가물에 대해 표시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소비자들로서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햄버거와 감자튀김에 음료수까지 함께 마시면 칼로리도 칼로리지만 삼형제 중 나머지 하나인 설탕마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잉 섭취를 하게 된다. 과거에 비해 음료수 역시 용량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은 다른 책에서 이미 읽은 바 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증가하고 있는 아토피와 아이들의 ADHD(과잉 행동장애)의 원인에는 어쩌면 식품에 들어가는 이들 각종 첨가물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과자나 음식 등에 색을 내는 색소와 향을 내는 합성착향료는 그 원료가 무엇인지 알고 나면 충격적이다. 당연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다섭취 삼형제에 버금가는 것으로 가공식품의 맛을 내는 '황금트리오'도 있다.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그 맛은 모두 이 트리오의 활약이다. 이들 황금트리오가 없으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황금트리오에 풍미를 더하면 다양한 맛이 탄생한다. 하지만 표시의무가 없는 첨가물들도 있어 이들은 판매시에도 표시가 면제되니 그저 소비자들이 보다 현명해지는 길 밖에는 없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먹다보면 점점 그 맛에 익숙해져서 만들어진 인공의 맛에 길들여지는 반면 자연 그대로의 식품은 맛이 없다고 느낀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만약 위에 언급한 음식들에 들어가는 소금이나 설탕, 기름 그 외 첨가물들만을 따로 분리해서 눈 앞에 보여주고 먹으라고 하면 먹을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 속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먹는데 거리낌이 없다. '숨은 첨가물'들은 당장 눈에 안 보이기 때문이다.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갈수록 눈길을 끄는 색깔과 맛을 내면서도 오히려 저렴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 아이러니하고 불편한 진실속에서 최선은 가급적 이들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안 먹는 것이지만 먹는다고는 해도 어떤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지와 최소한 첨가물이 들어갔다는 것 만큼은 알고 먹는 지식이 필요하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첨가물에 대처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하지만 분명 제일 좋은 방법은 사랑이 담긴 마음으로 스스로와 가족을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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