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의 총집합. 푸코의 진자 - 움베르토 에코
푸코의 진자 1 -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열린책들 |
내가 푸코의 진자 전 3권을 다 읽은 이유는 간단하다. '이왕 읽기 시작한거 끝까지 함 읽어보자'. 그래서, 다 읽었다. 읽으면서도 어려웠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면 계속 어려울 것 같아서 쉽다고 생각하고 읽었다. 작가 '메아리(움베르토 에코 교수)씨'는 인간의 본색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본질이 아닌 인간 그리고, 대중의 본색을....
전 3권으로 된 장편소설이다. 좀 난해한 책이다. 달리 말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그 구성이 마치 맛있는 비빔밥이긴 한데 잘 섞여지지 않은 듯 하다. 내용의 구성 연결이 그만큼 긴밀하지 못하고, 마치 '피카레스크'식의 전개인 것 같다. 하지만, 지루함을 느낄 때쯤에 한 가지씩 툭 던지는 저자의 정보전달은 호기심의 발동과 함께 3권이나 되는 책을 계속 이어서 읽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것은 성당기사단이 구성된 이유에서부터 그들의 초기 임무, 성당기사단의 독자적인 행보가 시작되면서 알게된 그들만의 사실과 정보, 확보한 물건들, 결국 프랑스 왕에게 배신당하고 제거되어 가는 과정, 끝까지 비밀을 지키며 순순히 제거되어 소멸되는 듯 했으나 훗날을 기약하며 비밀리에 살아남는 치밀한 계획.
중세시대, 십자군 원정이 시작된 이래로 결성된 성단기사단에서부터 비롯된 하나의 '음모'... 그것으로 부터 줄기차게 파생되어 이어져 온 비밀결사의 역사. 그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던 것.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이어져 내려온 비밀들을 작가는 마치 해독된 암호코드들처럼 주렁주렁 이 책에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음모론 총집합'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비밀은 비밀이되, 그것이 사람들을 거치면서 또 세월을 거치면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무게로 부풀려져서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와 본질이 오도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비밀'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인간들의 감춰진 내면 심리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
역사적으로 너무나 오랜 세월동안 명확하지 않은 비밀. 시간적인 단절 때문에, 그저 단편적인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들을 재구성하는 거대한,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프로젝트'. 누가 주최가 되고, 누가 참여하며,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무언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우리들의 인생이 그러한 것처럼 차라리 한 편의 무대위 연극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이 '비밀'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단순한 호기심?,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이 알고있는 은밀한 정보?, 진실을 알고싶다?, 그걸 알고 있는 나는 특별한 존재?, 무언가 대단한 보물 같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무수한 생각들을 가진 '어중이 떠중이'들의 한 판 조용한 장막 뒤 광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진실들에 대한 맹목적인 관심과 아우성이 '은근슬쩍 흘리기'와 '살짝 떠보기' 기술과 함께 어우러져 작품의 진행을 담당한다. 여기에 휘말려 시류에 올라탄 주인공들의 운명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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