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8. 11:09

문재인의 운명

우리 사회에는 훌륭하신 분들이 참 많다. 근데 왜 ?!!! .. 이명박 따위가 대통령이 되는 거냐고요~.. 그건 말이지.. 아마도 훌륭한 사람들 보다는 함량미달들이 더 많아서 일꼬야~. 지난 대선때 이명박이 참으로 존경시러워서 찍은 사람이 워디 있간디. 다 지 집값이 오를 줄 알고, 지 땅값이 솟을 줄 알고 경제에 거품이 잔뜩 끼어 돌아가기를 바랐던 거였지. 경제가 개판이란 거는 지금처럼 죽을 쑤어 박는게 아니라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때를 말하는 거야. 그래서 지금처럼 꼬라 박는 게 난 참으로 통쾌해. 여기엔 이데올로기나 이념 따위가 끼어들 공간은 없어. 단지 `탐욕`이었다는 거에 더도 덜도 아닌거지. 오호, 통재라!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삶을 포함해서 노무현 대통령과 만나게 된 계기와 같이 우리 현대사의 문제였던 노동운동과 인권을 위해 함께 했던 여정, 그리고 참여정부 내각으로 청와대에서 지냈던 일들을 담담하고 객관적인 어조와 문체로 회고한 내용이 담겨있다. 마치 운명처럼 정치적으로 평생의 인연을 맺게 된 두 사람. 그 동반자적 관계에서 한 분은 이미 우리 곁을 떠났고, 이제 그 연장선상에 남은 바 대통령 후보로 서게 되었다. 운명처럼.

과거 80년대 중반 `동의대` 사태가 터졌을 때 난 학생이었고, 언론의 통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려진 사실들을 잘 알지 못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그것은 `용공` 대학생 세력들의 경찰을 희생시킨 폭동이라고 매도하기에 급급하는 인간들이 있다. 그때만 해도 `빨갱이`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덮여지는게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그 후유증의 망령이 이 망할 놈의 정권에서 다시 스멀스멀 기어나오기도 했지.

그토록 온 국민의 염원으로 이뤄놓은 민주주의를 그 근간부터 흔들어댈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게 가슴 아프다. 그렇게 동의대 사태에 휘말린 학생들과 과거 정부 당국의 간첩조작 사건으로 억울함을 겪었던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인권 변호사로 활약을 하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더 큰 물길이 되어 바다로 향했다.

그리고, 이 글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정권부터 가져왔던 내 생각을 적은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많은 개혁을 시도했지만 야당의 정치적, 정략적 방해와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이해관계에 얽힌 불협화음으로 국민의 기대만큼 성과를 내기에 역부족이었던 점은 있었으나 일단 방향은 옳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부분도 있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권리신장에 노력하며 기회확대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면서 여성부를 만들고, 여성 총리와 여성 장관을 임명하는 등의 실천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점은 이명박 정권을 비롯한 새누리는 결코 여성들이 나래를 펴는걸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다만, 뻘짓하기로 평판이 자자한 여성부를 축소시킨 거 만큼은 솔직히 오히려 잘했다는 생각이 좀 들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당선되면 장관의 30%를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이건 지켜진다. 물론 새누리 엄청 방해를 틀겠지. 어쨌든 그랬더니 새누리 부랴부랴 국회의원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새누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만 질질끌며 언제 그런 말이 있었느냐는 듯이 시부직이 없었던 일로 하자는 언제나 말뿐이고, 앞뒤도 맞지 않다. 자꾸만 속는 국민이 ㅂㅅ.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수준이 낮고 욕심은 너무 높아서일까. 참여정부 들어서자 마자 노동계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얻으려는 욕심에 무리한 파업을 일으키고 농민들과 각종 계층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각기 목소리를 높이며 많은 요구를 하고 나섰다. 그동안 얼마나 억압당하고 억눌려 왔으면 그랬을까도 싶지만 5년이라는 임기동안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그리고 단박에 해결될 것으로 알았던가.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러한 모습들을 볼 수가 없다. 왜 그럴까. 마법이라도 부려 하루아침에 다 해결되었나.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사태만 보더라도 그건 아닌데. 이러니 국민들을 우습게 보고, 몽둥이가 약이라는 개소리를 경찰 수뇌부나 정치하는 인간들이 함부로 내뱉으며 물대포 뿌리는 것 아니겠는가. 그 외에도 참여정부에서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배려와 대우도 좋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암시하는 숨겨진 은유코드가 이슈화 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전 참여정부가 시도한 개혁중에 사법개혁과 국정원의 개혁은 그나마 좋았으나 끝내 국가보안법의 악용을 손보지 못한 것과 검찰개혁을 하지 않은 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는 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결국 정치적으로 독립을 보장해 줬음에도 그걸 거듭나는 기회로 삼지 못하고 조직의 소외와 위기감으로 두렵게 받아들인 한계를 드러낸 어리석은 검찰의 보복을 당했으니 말이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다면 차기 정권은 무엇보다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은 물론 5년 내내 검찰만큼은 개혁을 고강도로 해야 한다. 고삐를 바짝 쥔채로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서.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 BBK 사건을 담당한 검찰내 인사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어떤 대통령 후보는 일본이 말하는 것처럼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하면서 지나간 과거는 놓아두자고 한다. 국민대통합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말만으로 될거라면 누가 못할까이~. 참여정부에서는 과거사 정리작업을 실제로 했으며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서 정리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미 지나간 일들이지만 관련 유가족들에게는 큰 위안과 힘이 되었음은 사실이다. 누가 여지껏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는가.

누가 있어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었는가. 한나라당(새누리)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지.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 정부들어 이 모든게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이런 일 자체가 껄끄러울 뿐더러 애초에 돈도 안되고 귀찮으며 관심조차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위나 인권위도 마찬가지. 저들에게는 그저 피곤한 일일뿐.

이미 오래전부터 사립학교재단의 비리가 심각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고, 지난 정부에서도 `사학법 개정`을 통해 이 문제를 손 보려고 했었지만 엄청난 반발과 저항에 부딪치며 유야무야 되어버렸다. 우리 사회의 오래묵은 그림자의 짙은 부분이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비리로 점철되었을지라도 기득권과 돈줄은 포기할 수 없는 세력들은 이미 정치권과 재계, 언론 등 전방위적으로 커넥션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들에게 학생들은 돈줄이요, 학부모들은 봉이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임직원들에게 서민예금자들 역시 돈줄이요, 봉이었듯이. 참여정부 막판에 기자출입실 통폐합 시도에 대항해 보여줬던 그 모든 방송과 언론 기자들의 일관되고 단합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요즘 기자들은 죄다 어디에 있으며 뭘하고 있을까.

한미 FTA와 미국 쇠고기 수입에 관해서도 문제만 생기면 이명박 정권은 모두 노무현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노무현 FTA와 이명박 FTA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참여정부가 어떤 자세로 소고기 수입과 한미 FTA 협상에 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이 주장은 문재인 현 대통령 후보의 말이므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이명박 정권의 미국 소고기 수입과 한미 FTA 협상에 문제가 많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FTA도 미국 소고기 수입도 무조건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다만, 이명박 정권의 지금과 같은 스타일은 영 아니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