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3. 15:55

네티즌, "검찰청 없애버리지..."

'비리검사'이어 '성추문 검사'까지…네티즌의 분노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의 비리파문에 이어 서울동부지검의 성추문 검사 사건까지 불거지자 네티즌을 비롯한 시민들의 비판이 폭주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차라리 검찰청을 없애라'며 격한 분노까지 표출하고 있다. 한상대 검찰총장을 비롯한 고검장 등 검찰 수뇌부가 22일 6시간에 걸쳐 대책을 논의했지만 검찰을 향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 네티즌의 분노 "검찰총장 사퇴하라
' 성추문 검사' 사건이 불거지자 트위터 등 SNS에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담긴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파랑깃발'은 "'그랜저 검사'에 이어 '벤츠 여검사'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가 터지더니 '피의자 성추문 검사' 사건이 터졌다"며 "검찰청을 폭파시키고 새로 짓는 것이 쉽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네티즌은 "검찰은 자정능력을 상실했다(@scalebundang)"라고 지적했고 "검사 중 80%는 술·성접대 안받아본 사람 없을 것(@tpjp)"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지어 "앞으로 '이 검사스런 놈아'가 새로운 욕으로 등장할 것(@_Sheal)"이라는 전망과 함께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검사장급 모두 책임지고 검찰청을 떠나라(@SamuelWKim1)"라고 요구도 등장했다.

특히 새사회연대 신수경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검찰에 대한 통제방안이 전무해 실무수습 검사가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었다"며 "기소배심제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검찰청 '패닉' 상태
'검사 비리'사건에 이어 '성추문 수습검사'사건까지 덮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는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졌다. 23일 오전 출근길에서 마주친 검사들은 인사를 나누기도 미안할 정도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인 한 평검사는 "어디 부끄러워서 직업을 말하겠느냐?"라며 직설적으로 심경을 털어놓았다.대검에 근무 중인 또 다른 검사는 "입이 열 개, 백 개라도 할 말이 있겠냐?"라고 말문을 닫았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도 "뭐라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라고 말했다.

■ 검찰 수뇌부 수습 안간힘
한상대 검찰총장은 22일 밤 전국 4개 고검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대검 감찰본부장 등 검찰 수뇌부가 참석하는 긴급 간담회를 열어 김광준 검사 비리사건에 이어 불거진 '성추문 검사' 사건 수습방안과 검찰 개혁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은 "국민들이 검찰에 대한 신뢰를 거둔 정도가 아니라 분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에 걸친 철저한 진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성추문 검사' 사건의 진원지인 서울동부지검 석동현 검사장(52·사법연수원 15기)은 23일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석 검사장은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사태를 접하는 순간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부덕한 부분이 있어 이렇게 물러가는 마음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파이낼셜 뉴스 /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