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 11:52

도시가스 점검 사기조심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을 사칭해 관련용품을 강매하거나 허위수리비용을 청구하는 사기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식직원이 아닌 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 시공은 가스폭발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신길동의 이 모(남.38세)씨의 어머니는 지난 21일 황당한 속임수에 꼼짝없이 당했다. 오후 1시경 ‘도시가스 점검을 왔다’며 한 여자가 이 씨의 집을 방문했다. 매번 오던 직원이 아닌 걸 알고 궁금해 하자 “그 분은 그만 뒀다. 그 직원은 점검만 하는 거고 나는 전체적인 점검 차 왔다“며 집으로 들어섰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여자는 보일러를 살펴보더니 물이 샌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위험하니 근처 수리업체 기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위험하다는 말에 불안감을 느낀 이 씨의 어머니가 비용을 문의하자 내부 청소는 4만원 정도면 된다는 말에 점검을 요청했다. 방문한 기사는 밸브 등의 부품 교체를 안내하며 “지금 수리하지 않으면 보일러 물이 새집이 엉망이 된다”고 위협했다. 이어 “원래 29만원이지만 배관 청소비와 출장비 4만원은 할인해 줄 테니 25만원만 내라"고 생색도 잊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도시가스 직원이 맞는 지 묻자 사진이 붙은 수첩을 보여주며 공단 소속임을 재차 강조했다. 겨울철 보일러 고장이 걱정됐던 어머니는 수리 후 비용을 지불했다. 퇴근 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의심쩍었던 이 씨가 곧바로 서울 도시가스로 문의하자 오늘은 어떤 점검도 나간 적이 없다는 기막힌 답을 듣게 됐다. 상황을 설명하자 점검직원이 사설업체로 수리 등을 연결 해 주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금결제 확인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 봤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인터넷 상에도 같은 유형의 피해자들이 수두룩했다. 이 씨는 “대상을 찾을 수 없으니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어르신들 상대로 한 이런 사기행각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사기행각을 알리기로 결정했다”며 제보의 뜻을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취재팀이 해당 연락처로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백진주 기자 수고 하셨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