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 12:17

엥엥거리며 엥기는 모기 후리러 나간다~

이런 우스갯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드라큘라가 밤에 여인의 피를 맛있게 빨아먹고 해뜨기 전에 돌아와서 관 속에 누워 잠을 자려고 폼을 잡았습니다.

이때 어디선가 모기 한 마리가 에엥~ 하면서 날아와 드라큘라의 맨살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드라큘라는 그 모기를 한 손으로 찌그러뜨려 잡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에라이~ 나쁜놈, 남의 피를 빨아먹다니!"....


현재 모바일을 통해 맛보기로 연재되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의 <제 3인류>에서 아프리카 피그미족을 탐사하러 나선 주인공 다비드 웰즈가 밤에 찾아와 극성을 피우는 불청객 모기들에 시달리며 밤잠을 못 이루는 대목이 있습니다. 엄청 무더웠던 올 여름 더위에는 좀 지쳤지만 그래도 모기가 코빼기도 안보여 좋았는데 가을이 되니까 오히려 철없는(!) 모기가 극성입니다. 꼭 한 두 마리가 신경쓰이게 만들죠.

그런데, 이 모기가 몸집은 작아도 대단한 능력을 보유한 생명체인지라 전투기가 날라다니는 고공 영역까지 날아올라 도시는 물론 나라와 나라 사이를 비행할 수 있고, 방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까지도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 몸의 절반까지 접을 수 있어 아주 미세한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도 있다네요. 거기다 사람의 시력이 못 따라가는 복잡한 회피 비행술로 순간 시야에서 사라지는 스텔스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제일 안 좋은게 다른 곳에서 가지고 온 병균도 퍼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비심이 충만하지만..(레알?) 다른 것들은 웬만해선 죽이지 않는데 예외가 있으니 그건 바로 모기입니다. 특히 자려고 할때 엥~ 엥~ 거리면서 엥기면 여간 성가신게 아니죠.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자는 건 답답하고, 그렇게 밀당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다 보면 어느새 잠은 달아나고 신경질이 슬~ 납니다. 그러면 일어나 불을 켜고, 기다렸다가 모기를 잡는 복수혈전이 벌어집니다. 모기도 본능에 따라 그렇게 할 뿐이라지만 자꾸 덤비니까 어쨌든 소중한 피를 쓸데없이 주고 싶지는 않은게 나의 본능.

이 모기가 보이면 가끔 에프킬라와 파리채 혹은 손에 잡히는대로 연습장이나 책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개 날아다니는 모기를 그냥 한 손으로 후려쳐서 잡습니다. 그러면 아래 사진처럼 숨은 붙어있지만 움직이지 못합니다.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는 것들은 있어도 이 정도면 게임은 끝났습니다. 여기서 처리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많습니다.


자, 이제 이걸 어떻게 할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만 한 번 옵션을 생각해보자면,

1. 그냥 놔둔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 결국 굶어 죽는다. 제일 자비로운 처결.

2. 휴지에 싸서 오징어로 만든다.

3. 화형을 실시한다. 그러면 성냥에 불을 붙일 때처럼 화악~ 하면서 불이 붙고 금새 숯덩이가 된다.

4. 핀셋을 2개 꺼내 `능지처참` 코스로 간다. 혹시 모르니 날개부터 뗀 후 다리를 하나씩 제거함.

5. 작은 가위로 대롱을 자른다. 날개나 다리를 제거할 때보다 저항이 심함. 밥줄이 소중하니까요.

6. 대롱을 자르지 않고, 대신 뽑는다. 이건 머리부분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머리 전체가 딸려 떨어지니 결국 참수가 됨.

7. 다른 모기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 효수한다. 실제로 이렇게 하면 그 날은 다른 모기들이 조용함.

 

ps) 손잡이 달린 소형 진공 청소기 있죠. 그걸로 벽이나 다른 곳에 붙어 있는 모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노력하면 날아다니는 모기까지 흡입이 가능합니다. 파리도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