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3. 16:13

오늘 도서관에서 책 `제3인류`를 빌리면서 느낀 점

도서관에 비치되는 신간들 중에서 인기가 있는 책들은 대출하기 힘든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동시에 빌려가려고 하기 때문이겠죠. 오늘 빌려온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제3인류`도 현재 그러한 책들의 대열에 합류해 있습니다. 이 책은 `다음 스토리볼`에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만화로 연재되었죠. 그때 처음에 '어 이거 웬 떡이냐, 이러면 책 안보고 만화봐도 되겠네.'라면서 열심히 읽었지만 에이~ 그럼 그렇지. 딱 한창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던 전개부분 즈음에서 종결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지점이 책 1권의 약 40% 정도 되는 부분이라 나머지는 책을 보기로 했죠. 그렇지만 예상대로 도서관의 도서 DB검색에서는 항상 대출중이고, 반납일에 다시 확인해보면 벌써 또 대출되고 없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그런게 있더라구요. 도서관에 희망비치도서를 신청한 사람에게 우선 대출권이 있다고 하던데 이건 수긍이 갑니다.

 

그런데, 오늘 검색을 해보니까 예상 외로 책이 2권 다 고스란히 대출 가능한 상태로 결과가 나오네요. 그래서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이지만 부리나케 버스를 타고 또 도서관까지 총총걸음으로 가서 책을 부탁했더니... 어라? 책이 없는 겁니다. 분명히 거기서도 검색에는 책이 있다고 나오지만 실물이 없어 사서와 함께 수십 분 동안 한참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뭔가 착오가 있나?'하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다른 사람이 들어 오더니 이 책 제3인류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왔다면서 보관해 둔 책을 달라는 겁니다...??? 잉,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

 

 

오늘 좀 하고 싶은 말은 과연 전화로 도서가 반납되면 연락을 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던 사람과 발품을 팔아서 책을 대출하러 먼저 도착한 사람 둘 중 누구에게 책을 대출해 주어야 할까요. 이건 전화를 했든 안했든 무조건 먼저 직접가서 대출을 요청한 사람에게 대출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화 한 통 먼저했다고 될 것 같으면 전부 다 앉아서 전화로 예약하고 지 편한 시간에 가서 대출하지 누가 수고롭게 반복적으로 검색하고, 마음 바쁘고 다리 아프게 빨리 갑니까?

 

백화점이나 서비스 판매처에서 물건을 살때는 그렇게 미리 전화를 하거나 예약 및 부탁을 해도 되겠지요. 그래야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는 `공공도서관`입니다. 이런 공공도서관에서 예약을 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여기가 무슨 동네 비디오가게입니까? 그렇게 전화로 다 될 것 같으면 아예 주소 말해주고 택배로 보내달라고 하지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공도서관에서는 예약을 받지 마십시요. 그렇게 부탁을 한다고 들어주지 마십시요. 질서 문란 행위입니다. 모두 공공질서를 지키십시오. (이 글 쓰고 알았는데 전산으로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도서관도 있더군요. 차라리 그게 낫겠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고 책이 없으면 못 빌리고 반납일까지 기다려야 하고, 책이 있으면 먼저 가서 빌리면 됩니다. 특정 도서관에 없으면 다른 도서관을 검색하면 됩니다. 아니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른 책을 읽으면서 기다렸다가 시간이 지나면 책은 어디 도망가지 않고 거기 있습니다. 만약 금전적인 여유가 있으면 책을 사봐도 됩니다.

 

그리고, 책을 빌렸으면 다 읽었든 못 읽었든 무조건 반납일은 지켜야 합니다. 이걸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책을 빌려 읽을 자격이 없습니다. 물론 사람이니까 하루 이틀 정도는 늦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잘못된 겁니다. 특히 수 주나 수 개월 미납하는 사람들은 다시는 책을 못 빌리게 해야합니다. 사람들은 특히 요즘에는 너무 편한 것만 찾는 경향이 다분합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거나 생각하는 건 아예 개념도 없습니다. 치열하니까요. 하지만 불편함을 무릅쓰고 직접 행동으로 무언가를 찾거나 얻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도 결과물이나 얻는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