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숨결, `죽비소리`
죽비소리 - 정민 지음/마음산책 나를 제발 내버려 두어다오. 숲에서 마음껏 노래하는 새처럼... (중략) ... 티끌세상 그물은 질기기만 해, 소박한 삶을 누리고픈 소망조차 이제는 너무 사치스런 꿈이 되어버렸구나... |
12개의 장에 각각 10개 씩의 짧은 문장과 그 간략한 해설이 들어있으니 총 120개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도 다 읽을 수 있겠지만 이런 형식의 책과 글은 그렇게 읽는 것이 아니다.
책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재미있게 읽는 책, 한 번 다 보고 나면 바로 덮어버리는 책, 한 차례 쓰윽 훑어보는 책, 읽고 나면 별로 기억 안나는 책, 앞으로 책도 좀 잘 살펴보고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 소장하고 싶은 책, 아껴서 읽는 책 등등...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처럼 손 가까이 두고서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 보면 좋을 그런 책이다. 좋은 책은 한 번 보고 그치지 말고, 여러번 되짚어 보고 또 곱씹어도 보자. 사람이 되새김질을 한다면 아마도 그건 독서를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격언, 중국의 금언 등은 그간 많이 접했지만 우리 선조들의 문장은 뭔가 다르게 느껴진다. 신선함을 동반한 친밀함 외에도 가슴에 다가오는 그 어떤 오묘한 청량감. 정신이 번쩍 들고, 가슴에 새겨 들어오는 말들은 장황하거나 길지 않다. 오히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이런 글들이야말로 그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정신과 또 올바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서 진실한 가치를 찾고자 했던 우리네 선비들. 속세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고수했던 그 꼬장꼬장함. 이 책에 주옥같이 기재된 문장들을 삶의 지표로 삼아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의 글들처럼 세상을 향해 따끔하게 호통을 쳐줄 스승이나 어른들은 어디 없는가.
회심 會心 - 사물과 나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다
경책 警策 - 정신이 번쩍 드는 말씀
관물 觀物 - 삼라만상이 스승이다
교유 交遊 - 갈림길의 나침반
지신 持身 - 몸가짐은 마음가짐에서
독서 讀書 - 타는 목마름을 식혀준다
분별 分別 - 이것과 저것 사이
언어 言語 - 말이 그 사람이다
경계 警戒 - 앉은 자리를 돌아보다
통찰 洞察 - 삶의 표정을 꿰뚫는 안목
군자 君子 - 가슴속에 떳떳함을 지닌 사람
통변 通辯 - 변해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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