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9. 12:10

모기와의 치열했던 전투의 흔적

가급적 살생은 안 하려고 하지만 예외가 있으니 그건 바퀴벌레와 모기입니다. 원래 집에 바퀴벌레가 없는데 꼭 겨울이 지나고 봄으로 바뀌는 해빙기(?)만 되면 어디서 기어들어 오는지 한 두 마리씩 눈에 띕니다. 바퀴벌레도 다른 곳에서는 죽이지 않지만 여기는 홈 그라운드이니까 그냥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그러면 지들이 여기서 살아도 되는줄 알고, 동료들을 부르더라고요..?

어디서 오는지 가만 보니까 현관문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손님이냐? 한 번은 막 들어오려던 놈이 딱 마주치면서 걸렸는데 그래도 말귀를 알아듣는 놈이라 살려서 돌려보내 주기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봄이 되는 시기에는 문에 살충제를 뿌리고, 음식물 찌꺼기나 쓰레기 관리에 더욱 신경을 씁니다. 우연히 봤더니 문이 일반 자물쇠만 채우면 좀 느슨한 면이 있어 특수 자물쇠까지 바싹 땡겨 잠그니까 빈틈이 없어지는데 그 이후로는 집안에서 안 보입니다. 보이면 죽죠.

아, 이 글은 모기에 관한 글인데 그래서 한편으로 모기는 집 창문마다 방충망을 설치했는데도 불구하고 꼭 이것도 한 두 마리씩 있습니다. 여름은 지났지만 아직 한동안은 모기가 철없이(?) 기승을 부릴 시기입니다. 예전에는 처서만 지나면 모기가 있어도 힘이 없는 모습이었는데 요즘은 어찌된 판인지 11월까지 모기가 있고,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모기의 힘이 빠져 보입니다.

모기도 진화를 하더라구요. 무슨 소리냐면 지난 몇 년간은 날라다니는 모기를 한 손바닥으로 후려서 잡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모기의 회피비행술이 굉장히 빠르면서 현란해져 잡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사람의 눈은 갑자기 방향을 트는 조그만 물체를 좇기가 어려운데 어쨌든 파리채를 이용해 원거리 공격으로 전략을 바꿔 대응하고 있습니다.

밤에 자려고 불끄고 누웠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엥~ 하고 싸이렌(?) 소리가 나면 신경이 곤두서면서 굉장히 성가십니다. 이때에 살충제를 뿌리면 모기를 잡더라도 잠을 자기가 불편하니 파리채를 이용하는게 좋습니다. 한 가지 경험으로 알게된 방법이 있는데 모기가 엥길때 손을 한 번 휘젓고 일어나 바로 불을 켭니다. 그러면 종종 모기가 근처에 피신해 있으니 주위를 둘러보면 가까운 천장이나 벽 또는 바닥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습니다. 주로 그런 식으로 잡는데 그렇게 전투를 치르고 난 전리품, 모기 두 마리..

요놈들을 계속 잡은 다음 버리지 않고 본보기로 이렇게 모아서 놓아두면 모기들이 쫄아서 감기 준동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모기 니들 나한테 걸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