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3. 16:00

몸으로 보여주는 보수단체 클라스

세월호 농성장 현장 ‘공권력이 사라졌다’

특별법 통과 이후 보수단체 물리력 행사 경찰 사후조치 볼 수 없어

세월호 실종자 수색 중단과 특별법 통과 이후 보수 단체들이 세월호 농성장에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어버어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연일 '세월호 불법농성 촉구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고 농성장 철거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50여명이 광화문 농성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고 스피커가 넘어지는 등 집기도 훼손됐다.

어버이연합 등이 기자회견을 신고한 장소는 동아일보 사옥 앞이다. 건너편에 있는 광화문 광장 농성장에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과 충돌을 빚는 것 자체로 불법집회로 변질됐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이를 막아서는 시민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농성장에 있는 집기까지 훼손됐다면 불법집회를 통한 물리적 폭력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심지어 어버이연합 등은 지난 11일 박원순 서울 시장을 면담하겠다며 항의 방문 형식으로 서울시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어버이연합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 진입 시도는 불법집회에 해당한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매년 전부터 화형식을 하고 이를 막는 경찰에게 각목까지 휘둘렀는데도 연행을 하지 않는 상황도 봤다"며 "누구든 의사 표명은 할 수 있지만 물리적 폭력 상황까지 갔는데 이 정도 수준으로 막는 것에 그치면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대책위도 보수단체의 물리적인 행동이 가시화되고 위협을 받으면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이재근 공동상황실장은 1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직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 오늘 계속되는 이런 행위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철거 시도에 대한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던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실장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도 집회할 권리는 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농성장에 와서 집기를 훼손하거나 시민들을 위해하는 상황은 철저히 막아야 하고 용납돼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물리적 폭력에 대해서는 경찰이 분명히 제지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진보단체에서 집회 신고를 하지 않으면 금방 불법집회라고 해산 경고를 하면서 보수단체 집회에서 다른 기준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비호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진보단체가 개최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에서만 채증을 하고 보수단체의 집회에서는 단 1건도 채증을 하지 않아 형평성 없는 법집행이 도마에 올랐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