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16. 13:09

밀레니엄(Millennium) 3부작 -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 8점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뿔(웅진)

기자 윤리를 철칙으로 여기고 탐사보도에 목숨 거는 시사잡지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그는 스웨덴 금융계의 무늬만 거물이었지 알고보면 그저 사기꾼에 불과한 `베네르스트룀`에 관한 폭로 기사를 섣불리 썼다가 고용된 양복입은 번지르르한 변호사 군단에 의해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몰려 3개월의 징역과 벌금형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감당 못할 일은 아니었지만 잡지사의 명성이나 그의 기자로서의 경력에는 큰 오점이 남을 것이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용으로 광고주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밀레니엄의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 이게 더 큰 문제였다. 그런데, 금융 사기꾼에 관해 썰을 푸는 대목에서는 우리나라의 그 누군가와 상당히 겹쳐보이는 면이 어찌나 흡사하게 일치하던지.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그런 유형의 인간들도 서로 닮은 점들이 있는걸까.

어쨌든 여기까지는 3부작 중 1부, 그 중에서도 상권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맛보기일 뿐이고, 이런 궁지에 몰린 주인공에게 어떤 노년의 대기업 재벌 회장으로부터 모종의 제안이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또 한명의 주인공 `리스테트 살란데르`의 이야기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곳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일반적인 보통 사람들과는 외모나 분위기 좀 다른데가 있고, 어려서부터 편견적인 세상과 어른들의 고정관념에 `문제아`로 낙인찍힌채 살아오면서 정신과적인 소견마저 덧붙여져 후견인 제도에 강제로 얽매여 있었다. 그렇게 자라온 세월속에서 그 누구에게도 감정을 드러내거나 마음을 터놓지 않으며 오직 자신만의 세계에 숨어 살아왔지만 아무도 모르는 능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너무나 똑똑하고 비상한 머리와 국제적으로 명성이 드높은 컴퓨터 네트워크 해킹 실력이었다. 그리고 이건 세상과 사람들이 모르는 그녀만의 비밀이다.

그런 그녀가 훌륭한 인품을 가진 변호사를 후견인으로 만난 행운으로 자신의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밀턴 시큐리티`사에서 주로 대인 조사라는 은밀하고도 어려운 일을 맡게되고, 항상 가져오는 결과는 이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못해 기둥까지 세운 CEO가 매번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놀라게 한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라는 기자의 뒷조사 의뢰가 들어왔고, 이것이 나중에 두 주인공이 어떤 모종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만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 사건이라는 것은 40여년 전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종적을 감춘 `하리에트 반예르`라는 사춘기 소녀의 실종에 관한 것으로 그간의 시간 동안 숱한 수사와 조사가 있었기에 의뢰를 한 쪽도, 받아들인 주인공 모두 성과에 대한 기대는 별로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 . 그녀의 실종에는 어떤 진실이 모습을 감추고 있을까. 그리고, 이 반예르라는 재벌 집안에는 또 어떤 비밀들이 숨겨져 있을까. 또한, 거의 TKO패를 당한 베네르스트룀에게는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해야 할까. 그가 무늬만 금융계의 거물이지 실상 희대의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건 명백한 사실인데. 입증할 방법이 없네 이거. 2부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