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5. 13:05

당연하지. `9시 등교`, 학생들 심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 확인

고등학교 다닐때 선생놈들 아침 7시 40분까지 오라고, 지각하면 때리고. 지들은 느지막이 오면서.. 존경할 만한 선생이 하나 없다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아. 그 어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 아침마다 버스에 사람이 터져나가는 전쟁을 치르면서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차를 보내기 일쑤고, 겨우 올라탄 차에서 무거운 책가방 울러맨 채로 버티기.. 학교도 직장도 도대체 8시 이전에 가서 시작하면 정신상태 올바른 거고, 9시면 정신상태 빠졌다는 건 어떤 `과학적` 논리에 근거한 이론적 주장인지.

그렇게 매일 항상 마음이 바삐 쫓기듯 살아 여유가 없었으며 억지로 교문을 터치다운 하고 교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고 나면 진이 빠져 0교시부터 잠자는 학생들이 태반이었음. 참 불쌍들 했어. 이건 가끔씩 선생들도 인정했던 거였고. 그땐 교실에 냉난방 장치는 커녕 선풍기도 하나 없었고, 겨울이면 체온으로만 버티면서 보온 도시락이 유일한 열원이었다는. 그 학교가 석유 파동때 지어진 건물이라 별명이 `천연기념물`이었는데 돌이켜보면 기가 막힌 시절이었지.

그런 식이었으니 당연히 아침을 제대로 먹고 오는 학생들은 적었으며 이른 시간부터 매점에서 빵이나 컵라면으로 때우든지 아예 도시락을 까는 애들도 많았고, 그냥 굶는 친구들도 있었으며 밥보다 잠을 선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니 도대체 그게 무엇을 위해 벌이던 활극이었는지. 그 상태로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는 밤 11시까지 붙들려 있어야 하는 건 그야말로 야만적이고, 인권 유린에 해당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미친거지. 사람은 기계가 아니거든. 거기다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

더욱 기가 막힌 건 선생들이 소위 `권위의식`으로 학생들을 통제하며 심각한 구타 수준을 포함해 때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 선생들도 무식하긴 마찬가지였으니. 게다가 영어 선생들은 하나같이 발음이 구리다 못해 냄새까지 나더만. 차라리 카세트 테이프를 선생으로 모시고 차렷, 경례를 하는게 나았다고 말하는 건 결코 과장이거나 지나친 말이 아님.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 웃기던 시절.

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이들을 다그쳐 경쟁으로 내몰며 그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시절. 그땐 그랬지. 사교육이 이토록 범람한 것도 다 그런 시류에 편승해서 학생들을 볼모로 잡아 고객인 학부모들을 봉으로 만들었고.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하고, 바뀔때도 된 것 같은데 여전히 부모들의 무식함이 더해진 멍청한 욕심과 혹시라도 뒤쳐질까 두려운 어긋난 경쟁심은 이토록 세월이 지나도 참 끈질긴가 보다.

획일화된 시스템 속에 아이들을 가두고 통제하면서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 공부하는 시간으로 승부를 내는 방식이 맞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가장 기술이 발전한 선진국이거나 세계 최고의 일류국가가 되어 있어야 맞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못된 3가지. 정치와 부동산, 그리고 교육.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바로... 자퇴!!!

분석에 따르면 학생들은 '배고픔이나 속 쓰림을 느낄 때가 많다. 몸에 기운이 없고 아플 때가 많다'는 신체건강을 묻는 질문에 9시 등교 이전보다 이후가 더 호전된 인식을 나타냈다. 또 '주변 사람에게 짜증이 날 때가 많다. 의욕이 없고 우울할 때가 많다. 초조하고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다'는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인식에도 9시 등교 이후가 더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이밖에 수면시간도 초등학생 7분, 중학생 17분, 고등학생 31분으로 증가했으며, 아침식사를 하는 횟수와 부모님과의 대화시간,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도 증가했다. 9시 등교가 활기찬 수업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교사 모두 수업분위기가 활기차졌다는 질문에 초 3.53(3.1), 중 3.19(3.06), 고 3.15(3.13)로 3점 이상의 높은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학생들은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데 초 3.81, 중 3.48, 고 3.43로 높은 반응을 보였다. 또 학생들은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워졌으며, 교사들은 수업준비 시간이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9시 등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71.6%, 학부모 65.1%, 교사 71%가 9시 등교에 찬성했으며, 특히 9시 등교 정책 시행 초기에는 반대했다가 현재는 찬성으로 돌아선 비율이 학생 22.6%, 학부모 21.9%, 교사 35.9%인 반면 초기에는 찬성했다가 현재는 반대로 돌아선 비율은 학생 10.1%, 학부모 6.6%, 교사 5.3%에 그쳐 9시 등교를 경험한 후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도내 164교에 재학 중인 학생 1만 3,094명, 학부모 2만 443명, 교사 5,659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문헌연구와 양적연구 및 포커스그룹 인터뷰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조사 결과 2015년 3월 1일 기준, 도내 2,250개의 학교 중 2,193개교가 참여, 97.4%가 9시 등교를 실시한다.

기사 - 머니투데이 / 김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