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8. 14:43

`상추`와 `마`. 봄을 건강하게 지내는 음식 - 4/4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상추를 먹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추잎을 꺾을 때 나오는 흰 즙에 진정작용을 하는 `락투세린`과 `락투신`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예민한 신경을 누그러뜨리기도 해 오랫동안 상추를 먹으면 두통이나 불면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상추즙을 마시는 것도 좋다. 많이 먹으면 졸음과 나른함이 오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상추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가슴에 막혔던 기를 통하게 하는 야채다. 또한 치아를 희게 하고 피를 맑게 하며 해독 작용을 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좋다. 실제로 술을 많이 마셔 머리가 아프고 속이 더부룩한 날 상추즙을 마시거나 다른 야채와 함께 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속이 한결 편해지고 머리도 가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몸이 냉한 사람은 상추를 먹을 경우 배가 차가워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철분과 필수 아미노산 풍부해 빈혈 예방에 좋아 상추는 비타민 A와 비타민 B군, 철분과 칼슘, 히토신, 리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여성들에게 좋다. 철분과 필수 아미노산은 빈혈을 예방하며 칼슘과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A는 갱년기 이후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면 B군은 피부 노화를 막고 머릿결을 윤기 있고 부드럽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특히 상추는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매우 좋다. 상추에 풍부한 섬유질이 장 활동을 도와 배변을 부드럽게 하고 변비 때문에 생기는 독소를 해독해주기 때문. 오랜 변비 때문에 탁한 기운이 상체 쪽으로 역류해서 피부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나 소화가 원활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적극 권할 만하다. 또한 상추는 수분이 많아 탈수가 일어나기 쉬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돕는다. 뜨거운 햇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두통이나 현기증에도 좋은 약이 된다.

신경질, 통증을 완화시킨다. 상추에 들어 있는 락투세린과 락투신이 짜증과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으깨어 타탁상이나 근육통이 있는 곳에 붙여도 좋다.

피로 회복에 좋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신진대사를 도와 피로회복에 좋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천연 강장제 역할을 한다.

눈 건강에 좋다. 상추에 들어 있는 루테인은 눈의 신경을 보호하고 눈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루테인은 상추뿐만 아니라 브로콜리나 시금치 같은 녹색 식물에도 많이 들어있다.

몸속 독소를 해독한다. 피를 맑게 하는 정혈 효과가 있으며 해독 작용도 뛰어나다. 각종 오염으로 인해 몸속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없앤다.

빈혈을 예방한다. 조혈 효과가 있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숙취 해소를 돕는다. 간장의 기능을 돕고 피를 맑게 해주어 음주 후 컨디셜은 되찾는 데 효과적이다. 숙취로 인한 두퉁을 해소해주는 역할도 한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동요에는 마를 캐는 마동이가 등장한다. 이렇듯 마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활용되어 왔다. 식용으로 쓰이는 부분은 뿌리 부위로, 채취하는 시기는 겨울 동짓날 즈음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마의 효능에 대해 “따뜻하고 맛이 달며 허로(虛勞·허약한 몸)를 보해주고 오장(五臟)을 채워 주며 근골(筋骨)을 강하게 하고 안신(安神·정신을 편안하게 함)을 통해 지혜를 길러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마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생리활성 물질과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전분, 아밀로스, 콜린, 사포닌,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마의 끈적끈적한 성분인 ‘뮤틴’은 단백질의 흡수를 도울 뿐 아니라 위궤양을 방지해준다. 마를 사용한 요리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회를 먹기 전 마즙을 마시도록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의 전분 성분은 입자가 작고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제가 많이 들어 있어 소화시간을 2~3배 정도 빠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는 소화불량,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이나 신체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노인들에게 아주 좋다. ‘산 속의 장어’로 불릴 만큼, 원기회복이 빠르고 칼로리가 높지 않아서다. 일부 당뇨병 환자들은 영양보충과 갈증 해소용으로 마즙을 장복하기도 한다. 단 감기로 열이 심하거나 체질적으로 몸이 냉한 사람은 삼가야 한다.

마는 주로 가늘게 채 썰거나 갈아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음식과 어우러지는 소스로 개발해 풍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일식집에 가면 제일 먼저 죽처럼 하얀 음식이 나온다. 생선회 등 날 것을 먹기 전에 탈이 날 것을 대비해 마를 죽처럼 갈아서 권하는 것. 이처럼 마는 소화력을 강화시키는 ‘천연소화제’로 민간요법에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 또 마에는 소화력 못지않게 스태미나를 강화시켜 원기를 회복시키는 효능을 지녀 ‘산 속의 뱀장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의 효능은 춘추전국시대 역사의 한자락에도 기록돼 있다. 연나라 군병들에게 쫓겨 산속으로 도망친 후,오랜기간 고립됐던 조나라 군사들은 군량이 떨어지자 굶주림을 참다못해 궁여지책으로 이름모를 식물의 뿌리로 연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뿌리를 먹고 난 후,기력이 회복되어 연나라와의 재격돌에서 대승리를 거두었다는 것. 그 식물뿌리가 바로 ‘마’였다.

동의보감에도 “마는 신장의 기운을 보충하고,설사를 멎게 하며 위장 등 오장을 튼튼하게 해 기력을 회복시킨다”고 칭송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마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것을 ‘산약’이라 부르며,만성 소화장애나 설사,병환으로 기력이 약해진 이들의 원기회복을 위해 처방하고 있다. 툭하면 탈이 나는 사람들은 요즘처럼 먹거리가 풍성하고 식욕이 동하는 가을철이 달갑지 않은 게 사실. 소화장애와 설사가 식탐을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서리가 내린 직후인 10월 말경에 본격적으로 채취되는 싱싱한 마를 이용해 가정식 소화제로 활용해 보자.

가정에서 손쉽게 마를 이용해 준비할 수 있는 건강 음식은 마죽. 쌀 200g으로 흰죽을 쑨 후에 마를 잘게 썰어 넣고 끓이면 된다. 제철이 지났다면 산약을 물에 불려서 사계절 이용해도 된다. 또 녹즙 대신 마를 갈아서 만든 마즙에 참기름을 떨어뜨려 마시면 부드럽게 넘어간다. 마에 함유된 전분 성분에는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제’가 많아 소화시간을 2∼3배 정도 빠르게 해주기 때문에 점차 소화기능이 개선되고 설사가 멎게 된다. 그러나 마가 소화기능을 개선시키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것은 사실이지만,잘 체하거나,배 부위를 만지면 단단한 것이 느껴지고 몸이 냉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