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4. 11:40

천칭자리(Libra)

이제 하지(夏至, summer solstice)를 지나 더위가 그 정점으로 가고 있다. 지구의 북극은 태양 쪽으로 완전히 23½˚기울어졌다. 이 말은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오를 수 있는 하늘의 최북단에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지구가 회전함에 따라 태양이 지평선 아래에서 머무는 시간은 줄어들게 되고, 하지의 밤은 올해의 가장 짧은 별밤이 된다.

북극권 위쪽에 사는 관측자들은 연중 이맘때엔 별밤을 맞이하지 못한다. 태양이 결코 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명 `백야(white night)` 현상이 계속된다. 한편 남극권 아래의 별밤은 24시간 지속된다. 실제 이들이 사는 지역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신기했다. 한번쯤은 거기서 살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지금 북반구는 여름이고 우리의 남쪽에 있는 사람들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우리들은 셔츠 바람으로 별을 보고 있지만 그들은 목도리와 스웨터를 두르고 있을 것이다. 한편 `지점(至點)`을 뜻하는 `solstice`란 말은 `태양이 선 자리(sun-standing)`란 의미의 라틴어 sol-stitium에서 비롯되었다. 지점은 일년 중 태양이 북쪽으로 등반하는 것을 멈추고 적도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이다.

먼 옛날에 `천칭자리(Libra)`는 `전갈자리(Scorpius)`의 한 부분이었다. 우리는 천칭자리에서 가장 밝은 두 개의 별을 여전히 북쪽 `집게발(Northern Claw)`과 `남쪽 집게발(South Claw)`이라고 부른다. 전갈의 집게발을 잘라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에아`가 가지고 있는 `정의를 심판하는 저울`모양의 새 별자리로 만든 사람은 로마인들이었다. 그래서 전갈은 "내 발 돌리도~"라고 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천칭자리는 황도대의 동물원에서 유일하게 동물 모양이 아닌 별자리이다.

이 별자리는 `줄리어스 시저`가 줄리어스력이라는 새로운 달력을 만들었던 시기 황도에 추가되었다. 줄리어스력(Julian calendar)은 16세기까지 사용되었다. 오늘날 쓰이고 있는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에 의해 공포되었다. 종종 천칭자리와 저울은 근처의 처녀자리와 연관되기도 한다. 처녀자리가 `아스트라에아`를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공식명칭이 `주벤에샤마리(Zuben Eshamali)`라는 하는 북쪽 집게발은 천칭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지구의 크기를 처음 측정했던 그리스 천문학자 `에라토스테네스(Eratosthenes, 276?~196 B.C.)`는 이 별을 전갈자리의 `안타레스(Antares, 전갈자리의 으뜸별)`보다 밝게 기록했다고 한다. 오늘날 안타레스는 이 집게발을 훨씬 압도하는 붉은색 일등별이다. 북쪽 집게발이 그리스 시대에 비해 어두워진 것일까? 또는 안타레스의 밝기가 증가한 것일까? 다시 말해 적색 거성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건 며느리도 알지 못한다.

남쪽 집게발 `주벤 엘게누비(Zuben el Genubi)`는 북쪽에 있는 그의 동료보다 약간 덜 밝다. 균형잡힌 저울 모양을 하고 있는 이 별들의 밝기 균형이 별자리의 나이만큼이나 오래되었다면 아마 모습이 변한 것은 안타레스일 것이라고 보여진다. 남쪽 집게발 주벤 엘게누비는 거의 정확하게 황도 위에 놓여 있으며 가끔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별들 중 하나이다. 안타레스와 스피카 사이에서 이 별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