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자리와 안타레스
태양은 황도 위를 여행하면서 12개의 별자리, 황도 12궁을 지난다. 천칭자리는 그 중 유일하게 비 생명체의 모습이다. 황도 위의 별자리 중 7½은 동물이고 4½은 사람이다. 동물 모양이 많아서 동물원과 같은 어근인 '황도(zodiac)'란 이름이 생겨났다.
황도궁의 열 둘이라는 숫자는 열두 번의 만월과 일치시키기 위해 이미 기원 전 3,000년경에 사용되었다. 사실 황도는 13개의 별자리를 통과한다. 땅꾼자리(Ophiuchus)는 전갈자리(Scorpius)와 사수자리(Sagittarius)사이의 황도에 다리를 걸치고 있다. 태양은 전갈자리보다 땅꾼의 발을 통과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을 소비한다. 달은 항상 황도대의 중간선(황도)으로부터 5˚ 이내에서 발견된다. 명왕성이 태양계의 일반적인 평면 궤도보다 상당히 경사진 궤도를 가지고 있어서 황도로부터 18˚ 떨어진 곳에서 발견 되지만 대부분의 행성들 역시 황도궁에 속해 있다.
전갈자리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별자리 중 하나이다. 서양의 전설에서 이 별무리와 전갈을 연관시킨 것은 역사의 초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에서는 이 긴 꼬리를 가진 동물을 `용(dragon)`이라고 부른다. 남태평양의 원주민들은 하늘에 걸려 있는 이 아치형의 별들을 낚시(fishbook)로 보았다. 거의 정확히 남쪽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지평선에 가까이 있어서 그곳이 흐리거나 트여 있지 않다면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먼저 붉은 별 `안타레스`를 찾고, 이어 나머지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전갈의 집게발들은 천칭자리와 나란하게 보인다. 긴 꼬리는 지평선 아래에서 굽이친다. 이 별자리의 전체적인 모습은 꼬리를 곤두세우고 걸어가는 형상이다.
옛부터 전갈은 죽음과 어두움, 그리고 사악함을 상징해 왔다. 전갈은 사냥꾼 유명한 `오리온(Orion)`을 죽인 역시 유명한 존재이다. 오리온은 사냥꾼인 자신의 용감한 행동을 자랑하면서 지구 위의 모든 동물들을 죽일 것이라고 경솔하게 떠들었다. 이것을 막기 위해 신들은 전갈을 보내 이 거인을 찌르게 하여 그의 잔인한 사냥을 끝나게 했다. 격렬한 싸움의 결과 오리온은 죽었고, 신들은 전갈과 사냥꾼을 별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는 싸우지 못하도록 서로 반대방향에 올려놓았다. 전갈자리가 있는 곳은 천구에서 별이 아주 총총히 빛나는 지역 중의 하나로 낮은 곳에 있다는 점이 북반구의 관측자들에게 좀 아쉬운 점이다. 전갈의 꼬리는 은하수 속으로 많이 구부러져 있다.
`안테레스(Antares, an-TARE-eez)`는 `화성의 라이벌`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이 별의 색깔이 핏빛 붉은색인데서 유래한 것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전갈의 심장`이다. 안타레스는 괴물의 심장에 아주 잘 어울리는 거대한 크기의 초거성이다. 지름은 태양에 비해 700배나 커질 수 있다. 만약 안타레스의 중심에 태양이 있다면 이 별의 표면은 목성의 궤도 근처쯤이 될 것이다. 잘 알려진 별 중에 단지 거대한 `베텔기우스(Betelgeuse, 오리온자리 으뜸별)`만이 이 별과 그 크기를 견줄 수 있다.
안타레스는 삶의 종말에 가까워져 부풀어오른 별이다. 얼마 되진 않는 질량(태양의 10~15배 정도)이 그렇게 거대한 부피로 팽창했기 때문에 이 별의 밀도는 아주 낮다. 베텔기우스처럼 안타레스는 중력과 핵융합 반응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이쪽 저쪽으로 옮겨감에 따라 부풀거나 오그라지는데 이 때문에 크기와 밝기가 얼마쯤 변하고 있다. 약하게나마 맥동하는 붉은 별이 전갈의 고동치는 심장으로 상상된다.
`독침`에 해당하는 `샤울라(Shaula, SHAW-la, 1.6등급)`는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의 목록 25개 중에 오리온자리의 `벨라트릭스(Bellatrix, 1.6등급)`와 비슷한 순위를 차지한다. 그 위치가 천구에서 너무 남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북반구의 관측자들에게는 친숙하지 못하다. 북위 40˚근처의 관측자들에게 샤울라는 너무 낮게 떠 있다. 이 샤울라는 폴리네시아인들에게 `낚시 바늘`이었다. 남태평양의 관측자들에게 이 별자리의 모습은 훨씬 더 뚜렷하게 보이는데 뉴질랜드의 위도에서는 전갈이 천정 높은 곳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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