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하늘의 왕관자리(Corona Borealis)
오늘날 우리가 `왕관자리(Corona Borealis)`라고 부르는 별을 그 옛날의 그리스 사람들은 `화환`이라 하였고, 아라비아 사람들은 `깨진 접시`, 호주의 원주민들은 `부메랑(boomerang)`이라고 불렀다. 많은 별 관측자들이 좋아하는 이 작은 고리 모양의 별들은 오랫동안 아리아드네의 왕관으로 알려져 왔다. 아리아드네는 크리트 섬의 미로에서 미친 소 `미노타우르(minotaur)`의 위협을 받던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Theseus)`를 구한 여인이다.
그녀는 나중에 근사한 보석관을 선물하여 그녀의 사랑을 얻어낸 술의 신 `바카스(Bacchus,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와 결혼하여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다가 아리아드네가 죽자 바카스는 그녀의 왕관을 별들 속에 올려놓음으로써 그녀에 대한 사랑과 경의를 표했다. `쇼니(Shawnee) 인디언들`은 이 별의 고리가 들판에서 춤을 추는 하늘 나라의 선녀들이라고 전한다. 그녀들은 잘 생긴 사냥꾼에게 발견되었는데 그 사냥꾼은 그 중에서 가장 젊고 예쁜 선녀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다. 이게 우리의 `선녀와 나뭇꾼`과도 어떤 연관이 있을까..
마술을 부려 들쥐로 변장한 사냥꾼은 그녀들 사이로 몰래 들어갔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 도달하자 그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놀란 선녀들이 하늘로 급히 돌아가는 동안 그녀를 꽉 붙잡았다. 그 젊은 선녀는 자신을 붙잡은 사람을 보자 곧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들은 결혼했고 곧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붙잡힌 선녀는 사람들 속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없었다.
어느 날, 그녀는 하늘에 있는 동료들에게 몰래 돌아갔다. 그녀를 잃고 슬퍼하는 사냥꾼을 보고 하늘 나라 사람들은 연민을 느끼게 되었고 사냥꾼과 아들을 하늘로 데려왔다. 그곳에서 이들은 다시 행복을 되찾았고 하늘과 땅을 교대로 방문하며 살았다고 한다. 아~~, 나도 이렇게 살 순 없나? ^^ 춤추는 선녀들의 고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젬마(Gemma, 진주)`이다. 젬마는 2등급 별로 근처에 있는 아크투루스보다는 밝지 못하지만 왕관에 박힌 가장 멋진 보석이다.
너무 희미해서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왕관자리의 별들 중 두 개는 우리의 관심거리이다. 첫째는 번쩍거리는 별(Blaze Star)로 알려진 `T 코로나(T Corona)`이다. 현재 T 코로나는 눈에 띄지 않는 10등급 별로 쌍안경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1866년 5월 12일과 1946년 2월 9일 두 번에 걸쳐 갑자기 타올라 젬마 정도의 밝기가 되었다. 이와 같은 별들을 `재발성 신성(recurrent novae)`이라고 부른다.
조사된 증거들은 T 코로나가 수천 광년 떨어져 있음을 보여 준다. 그 거리에서 젬마의 밝기로 빛나기 위해서는 그 별이 순간적으로 태양의 20만 배나 밝아져야만 한다. T 코로나가 밝게 빛나던 1946년 밤에 `R 코로나(R Corona)`는 어두워지고 있었다. R 코로나는 `불규칙 변광별(Irregular Valiable Star)`이다. 이 별의 통상밝기는 대략 6등급으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의 바로 아래에 있다. 이 별의 밝기는 불규칙하게 약해진다.
그 최소 한도는 일정하지 않고 지속시간도 예견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들이 있지만 어떤 것도 이 같은 별의 특성을 확실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T 코로나와 R 코로나는 우리에게 태양의 안정된 `활동(life cycle)`을 고맙게 여겨야 한다. 태양의 복사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면 지구의 생명체에게는 비참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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