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군자리와 뱀자리
별들로 이루어진 우리 은하에서 나선형의 커다란 집단이 약 2억 년을 주기로 회전할 때 각각의 `별 들`도 끊임없이 운동을 한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의 태양도 고유 운동을 통해 `직녀(Vega)` 방향의 별들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움직이고 있는 방향의 하늘 지점을 `태양정점(solar apex)`이라고 부른다.
이 태양정점은 `직녀`별에서 멀지 않은 `헤라클레스자리`에 있다. 우리는 2억 년에 걸친 은하의 대회전 안에서 대략 매초 20킬로미터의 속도로 직녀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지구는 지체로 자전을 하고, 우리의 태양계 역시 공전을 하면서 더 크게 돌아가고 있는 은하 속에서 그 일원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상을 하면 어지러움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즈음 밤하늘에서 `땅꾼자리(Ophiuchus, off-ih-YOU-cus)`는 1등급의 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찾기 쉬운 별자리가 아니다. 가장 밝은 별은 `라스알하게(ras-al-HAIG-we)`로 `땅군의 머리`를 뜻한다. 이 별은 아크투루스와 견우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땅꾼자리는 뱀자리와 함께 생각하면 좋다. 기원 전 8세기경에 만들어진 페르시아의 청동상은 신이 무서운 뱀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다. 신과 괴물과의 싸움은 고대 종교 속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이 싸움은 빛과 어둠의 싸움이었고, 또한 질서와 혼돈의 싸움, 그리고 선과 악의 싸움이기도 했다. 이들 고대 신앙에 따르면, 정돈된 우주는 이 싸움의 결과로 탄생되었다. 신의 압력이 느슨해질 때면 언제나 우주는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러한 신앙이 땅꾼자리의 기원이 될 수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뱀자리(Serpens)`는 유일하게 별자리들 중에서 인접하지 않은 두 부분으로 떨어져 있는 별자리이다. 각각의 부분은 땅꾼자리의 양 옆에 위치한다. 물뱀의 머리는 `Serpens Caput`, 그리고 꼬리는 `Serpens Caude`라고 부른다. 이 두 부분은 떨어져 있으나 하나의 별자리로 보고 있다. 망원경으로 뱀의 머리 부분을 관측하면 거기엔 아름다운 구상성단(Globular Cluster) `M 5`가 있다. 꼬리는 은하수 근처에 있으며 별과 성운, 성단들로 가득 차 있다.
땅꾼자리와 뱀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의력과 상상력이 좀 필요하다. 땅꾼자리는 종종 최초의 의사였던 `아스클레피오스(Asclepios)` 신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뱀들이 둘레를 감고 있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카두세우스(Caduceus)`는 의학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지구에서 6광년 떨어진 땅군의 오른쪽 어깨 근처에 우주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이웃 별이 있다. `버나드 별`은 1916년 `버나드(E. Banard)`에 의해 발견된 작은 적색 왜성으로 이 별의 겉보기 밝기는 9.5등급이라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쌍안경으로도 관측하기 힘들다. 이 소형 별은 지구보다 20배 정도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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