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 18:32

고즈넉한 동명불원의 오후 나절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차례로 독성각, 칠성각, 산신각이 늘어서 있습니다.

보살께서 경전을 읽고 계시는군요.

칠성각에만 가면 이상하게 묘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그윽해지는 걸 느끼는데, 이유는 참 알 수 없어요. 대웅전이나 다른 부처님이 계시는 곳보다 여기가 더 좋다는... 딴 데는 사진만 찍고 나오기 바빴지만, 여긴 한참을 앉아 있었다는.

부처님, 어떻게 깨달음을 얻으셨습니까? 저한테만 살~짝... 네? 안들리는데요...

태어난 날짜와 이름을 적고, 축성을 비는 촛불들.

칠성각을 수호하는 용이 천장에서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한적한 오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문지방 너머로 단풍과 낙엽들이 보입니다. 아~, 여기 들어앉아 책이나 읽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햇살이 내려쬐는 저 앞 지붕의 문양이 그 동안의 세월동안 많이 닳았네요.

이건 누가 무얼 염하면서 이렇게 쌓았을까요.

비오고 바람 불텐데 오랫동안 그대로 있군요.

혹시나 하고, 봤는데 동자 스님들 그 세월 동안 여기 그대로 계셨군요.

구경 잘하고 갑니다.

이 절은 바로 밑에 동명대학교하고 연결이 되어 있어서 자연스레 캠퍼스로 발길이 닿아집니다.

동명목재를 세우신 강석진 회장님. 이 분의 바램이 이루어졌다면 지금쯤은 부경대 용당캠퍼스와 용당 및 신선대 부두 일대가 전부 동명대학교 캠퍼스로 꾸며졌을 것을...

참 오랜 만에 보는 캠퍼스 전경입니다. 여긴 부경대 용당캠퍼스와 동명불원보다 와본지가 더 오래되었구나.

이 일대를 돌아다녀 보니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옛날엔 여기가 약 1.2m 정도 깊이의 작은 분수였는데,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간간히 서로 빠뜨리기 이벤트(?)가 벌어지던 곳입니다. 특히 축제때에는 `풍덩` 소리가 연신 울리더군요.

날씨는 따뜻한데 주말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안 보입니다. 시험 끝났나...

적은 인원으로 미니 축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 그래도 골대가 너무 작은 거 아냐?

확 트인 시야에 대연동쪽 시내가 들어옵니다.

저 빨간 지붕은 부산문화예술회관이죠. 또, 그 옆엔 UN 묘지도

있고, 이번에 가서 보니 `평화공원`도 조성이 되어졌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