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스트(Ghost)`가 온다. 고스트 리콘, 퓨쳐 솔저(Future Soldier)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FPS 게임에 눈을 반~짝 뜨게 해주었던 게임 '고스트 리콘(Ghost Recon)'. 그전까지 1인칭 슈팅 게임이라고 하면 낮은 해상도에서 끊임없이 꾸역꾸역 밀려오는 적의 백만대군을 온갖 무기를 짊어진 수퍼 히어로 혼자서 족치는 람보 액션의 형태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게임의 출시로 인해 FPS 게임도 현실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요소가 부상하게 되었다.
사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실존하는 밀리터리 무기들을 이용해볼 수 있는 게임에서 최고의 묘미는 '저격수(Sniper)'의 보이지 않는 미친 존재감이다. 장거리 라이플용 스코프를 장착한 스나이핑 라이플과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소지하고, 작전 지역에 맞는 은폐복장을 갖춘채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은밀히 작전을 수행하는 그들을 '고스트(Ghost)'라고 부른다. 때때로 모습을 드러내도 상관없다. 그건 적들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의미이니까.
정해진 경로와 코스를 따라가며 진행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일단 작전지역에 침투하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방법과 수단은 온전히 게임을 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만큼 게임의 자유도가 아주 높다는 의미이다. 게임속에서 특수 정찰부대에서 파견된 6명의 1분대원 모두를 마음대로 선택해서 게임을 해볼 수 있으며 이때 나머지 부대원들은 AI가 맡는다. 하지만 경험상 저격수는 홀로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 전장의 외로운 별. 스나이퍼...
오리지널 이후 확장팩으로 이디오피아의 아프리카 사막을 배경으로 한 '데저트 시즈(Desert Siege)'와 쿠바에서 작전을 펼쳤던 '아일랜드 썬더(Island Thunder)', 그리고 '정글 스톰(Jungle Storm)'이 연이어 출시되었는데 정글 스톰은 해보지 않았으나 아일랜드 썬더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삭막한 벌판에서 고독을 벗삼아 적에게 다가가는 동안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과 쓸쓸함이 게임속의 부수적인 묘미이다. 이 게임에서 스나이퍼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엄폐물과 은폐물 사이를 오가며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원샷 원킬의 저격.. 아무것도 모르는 적들이 고스트의 존재를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고스트 리콘 2'는 북한의 평양에 침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당연히 그때 뉴스 기사에도 보도되며 논란이 많았었다. 크라이시스도 결국엔 외계인들과 싸우는 내용이지만 북한군과 충돌하여 국지적인 전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또 한번 파장이 일기도 했었다.
이 고스트 리콘 2편은 콘솔용으로는 발매가 되었으나 PC용으로는 나오지 않은 관계로 해보지는 못했다. 양키놈들이 계속 북한을 게임에서 까는 소재로 많이 써먹어 왔는데 그래서일까 이제는 도리어 북한이 미국을 까는 '홈 프런트(Home Front)'라는 게임도 나오게 되었다. "미 제국주의 양키 간나 새끼들을 까부시라우~!"
이 게임은 이후 '고스트 리콘 3 : 어드밴스드 워 파이터(Advance War Fighter)' 1, 2편으로 계속 출시가 되었으나, 처음에 한 번 접해보고는 전작에서 받았던 그 황량한 전장에서 불어오던 쓸쓸함과 팽팽한 긴장감은 더 이상 느껴볼 수 없었고, 오리지널에서도 시가전이 있었지만 어쨌든 게임은 아주 어려워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전작과 제작진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겠지.
가장 달라진 게 그래픽의 엄청난 향상과 적들과 비교해 우위에 설 수 있는 각종 전자장비의 보충에다 최근에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는 최신 무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는 큰 즐거움과 재미로 다가온다. 이런 건 군사기밀에 속할텐데도, 게임에서 소개되는 걸 보면 아마 더욱 뛰어난 무기들을 개발했거나 아니면 그만큼 자신이 있어서 그럴거라고 본다. 그러니까 "니들은 이런 거 없지~?"라는 자랑질..?
하지만, 더 이상 이 씨리즈는 하지 않고 다른 FPS들로 눈을 돌렸으니, 둠(DOOM)과 퀘이크(Quake) 씨리즈, 크라이시스(Crysis)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 중 단연코 크라이시스는 이 고스트 리콘 씨리즈와 더불어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올 가을 발매 예정이었다가 연기된 씨리즈 최신작 '퓨처 솔저(Future Soldier)'의 동영상을 보고서 급 관심이 가는 가장 큰 이유는 '투명망토'이다. 무슨 해리포터도 아니고, 현실에서 투명망토라니.. 그런데! 실제로 투명망토가 현실에서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물리학자들이다.
'크라이시스(Crysis)'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클록킹'이었는데 이로써 일당 백의 전투력으로 외계인들과 싸울 수 있었다. 복장은 크라이시스의 나노 수트가 맘에 들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 투명망토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저거 하나 있으면... ^^
투명망토는 현재 연구개발에 들어갔거나 거의 개발 완성단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이리되면 진짜 '고스트'가 전장에 등장하는 날도 머지 않게 되었다. 또한, 군인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드로이드와 전차를 한 방에 보내버리는 개인 휴대용 중화기까지 나오는 걸 보면 앞으로 전투의 양상과 규칙이 많이 바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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