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6. 12:44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하동리조트에 '황당' 대출


H사, 계열사 3곳서 100억원 부정대출…부산저축은행 측 "대출 적법하게 이뤄져"

S 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으로부터 410억원을 사기대출 받았던 경남 하동의 리조트개발사 H사가 최근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3곳에서도 100억원을 부정대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5 일 H사 개인채권단 등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 중앙부산 등 3개 저축은행은 지난 2007년 12월 경남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의 간척지 논 14만1682㎡을 담보로 잡고 H사에 100억원을 한꺼번에 대출했다.

문제는 담보로 제공된 땅이 지난 2006년 12월 H사가 이모씨(50) 등 땅주인들부터 실거래가 23억3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대출액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부산저축은행 측은 당시 K감정에 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통상 감정가가 실거래가의 70~80% 선에 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대출액은 상식을 크게 초월하는 것이다.

또 문제의 토지들에 대출이 이뤄지기 수 개월 전 H사가 S씨(47) 등 개인채권자 10여명에게 건당 3,600만원에서 많게는 22억원 등 모두 70억원 상당의 가등기를 설정해 줬던 사실에 비춰보면 실질적인 담보가치는 거의 제로 수준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이 대출 과정에는 S은행 전 프로젝트파이낸싱 본부장인 K씨(55)가 대표로 있는 부산저축은행의 계열사 ㈜애프알앤아이비(FR&IB)가 개입해 자문용역 수수료 명목으로 5억원을 대출 즉시 공제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자 P씨(51)는 "실질 담보가치가 10원도 안 되는 시골 간척지 땅을 담보로 잡고 100억원을 내줬다는 것은 서민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시 대출에 간여한 H사 및 저축은행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지검 강력부는 H사가 지난 2006년 S저축은행 등으로부터 410억원을 부정대출 받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금융브로커 최성국씨(65)를 수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이번 부정대출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은 전 군인공제회 청록사업단장 최모씨의 고향 선배로 두 차례에 걸쳐 2억원씩 모두 4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에 대해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 대출은 객관적 감정평가와 컨소시엄을 통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H사의 리조트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결과론적으로 그런 것일 뿐"이라며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미래수익 가치를 판단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와서 불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CBS사회부 조근호/박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