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30. 21:50

8월 2일까지 디폴트 시한을 4일 남겨두고 있는 미국

예전에 러시아가 당당하게(?) 지불유예를 언급하며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을 때 굉장히 많은 돈을 빌려줬던 우리나라도 돈을 떼이게 되었다. 그 돈은 노태우 정부때 빌려준 것이었는데 그 후 러시아는 헬리곱터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현물로 상환을 했지만 그런다고 그게 어디 충분했을까. 그로 인해 현재 소방방재청에서 산불 진화용 헬리콥터로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 그때부터 들어온 러시아제이다. 그런데 이 기종이 말썽이 많아 종종 추락하는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잠깐 딴 얘기를 했었으나 이번에 시한을 불과 4일 앞두고 있는 미국의 디폴트 여부는 그 파장이 러시아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할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첨예하게 엮여져 있는데다 만약 미국이 진짜 디폴트 선언을 해 버린다면 피를 볼 나라들이 적지 않기에 이판사판으로 막가게 되는 경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제일 크게 당하는 나라는 중국과 일본. 또 한 번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번엔 경제위기를 넘어서 공황이 될 공산이 크다.

온갖 잔머리 굴리는데 도가 튼 놈들이니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계산기 두드리며 연구를 해왔겠지. 그래도 이제는 그런 달러 무한발권과 돌려막기 신공마저 한계에 이르러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미국이기에 시한을 넘긴 시점에서도 무슨 극적 협상타결 이런 걸로 악수하고 박수치며 위기를 또 한번 넘길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번엔 왠지 불안한 느낌이 남아있다. 코스피는 맥없이 급락하고, 그래도 만약 다음주 위기를 넘기면 잠시 반짝 짧게나마 반등할 듯. ^_^ 이걸 노리는 사람들도 있을거야, 아마. ㅋ 하지만, 만약 코스피가 1,800선 이하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미 각본을 다 짜놓고서 마지막 길들이기 혹은 목 조르기 한판으로 뜸을 들이고 있는건지 하여간 오바마도 대통령 해먹기 힘들겠다. 만약 진짜로 모라토리움 선언해버린다면 그걸 오바마가 다 뒤집어 써야되는데 이걸 원하는 세력도 있을테지. 어떤 모종의 거대한 긴장감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형국 아닐까.

이미 미국의 경제 위기는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흘러나온 이야기들이다. 우리나라 수해예방처럼 이걸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대처를 하지 않고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넘겨온 세월. 예전에는 그런 식의 땜질처방이 별 문제없이 잘 돌아갔겠지만, 그것마저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만큼 상황은 심각하게 나빠졌다. 이젠 무엇으로 떠 넘기기를 할 것인가. 전쟁? 다른 방식의 혼란?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쌍둥이는 미국을 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천문학적인 빚은 정상적으로는 갚을 수 없게 되었고, 이자조차 감당하기 벅찬 지경이니 물타기 한 방 큰거 노림수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소비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며 아무 생각없이 돈을 물쓰듯 낭비하면서 부동산에 탐닉한 미국 국민들과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기는 커녕, 자격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묻지마 대출을 해주며 온갖 파생상품으로 레버리지를 키우면서 모래성을 쌓아올리다 한 방에 무너져버린 금융권.

그리고 이런 결과를 알았든 몰랐든 수수방관하며 눈 앞의 문제만 주먹구구식으로 덮기 바빴던 당국이 오늘날 현재의 미국을 만들었다. 이게 그들이라 지칭되는 세력의 장기적인 계획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물론 그것을 앞당긴 일등공신은 병신같은 전쟁한다고 설쳐댄 졸~지 부시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음모와 거래'로 그동안 배를 불리며 재미를 봐 왔던 나라가 이제와서 그 댓가를 받는 것도 별로 놀랍진 않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저번 달 수해로 홍수가 나서 원자력 발전소가 물에 잠기더니 이번 7월 달엔 거의 전국이 극심한 고온 현상으로 많은 사상자도 발생하는 등 저 나라도 일본 못지 않군.

미국이 빚잔치를 하는 그 날.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과연 역사상 지상 최대의 막장쑈는 막을 올릴 것인가. 내년은 아무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