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10. 18:22

김효재 · 최시중…‘MB측근’ 조중동 출신의 몰락

〈조선〉최구식,〈중앙〉김두우 등 기자 출신 잇딴 비리

MB정권 말기 맞아 각종 혐의로 구속 기소되거나 재판중

김효재, 신재민, 김두우, 최구식, 최시중…. 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핵심요직을 맡아 이명박 정부를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인물들이다. 정권초기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위세를 떨치던 이들은 정권 4년을 맞아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중이거나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조동중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권언유착한 정치기자의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언론계 인사들이 불법과 비리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만이 조동중 출신 엠비 측근중 예외적으로 무사한 상황이나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인정이 많아서 탈"이라는 등 '주군' 감싸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선일보> 편집부국장 출신인 김효재 정무수석은 9일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 비서인 고아무개씨가 "2008년 7·3 전당대회 당신 고승덕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의원쪽으로부터 300만원을 되돌려받고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소환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감찰은 다음주께 김 수석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인 최구식 의원은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비서 공아무개씨가 주도한 것으로 밝혀져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황이다. 검찰조사 결과 최 의원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9일 여야합의로 특검법이 통과돼 특검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정치적 재기가 불투명하다.

같은 <조선일보> 출신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 차관은 엠비 측근중 가장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인 1998년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워싱턴에 외유나온 이명박 대통령과 골프 회동으로 친교를 쌓은 그는 17대 대선 당시 엠비 캠프에 합류해 매일 아침 머리를 맞대고 선거전략을 짤 정도로 인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명박으로부터 문화부 장관 후보로 임명되면서 그는 절정의 순간을 맞이한듯 했다. 그러나 장관 후보 임명은 그에게 추락의 시작이었다.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5건의 위장전입, 각종 부동산 투기, 다운계약서 체결 등 여러 건의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특히 2002년 기자 시절 장상 총리 후보의 위장전입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그가 위장전입을 5차례가 한 사실이 밝혀져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신 전 차관은 지난해 이국철 에스엘에스 그룹 회장에게서 2008년 6월부터 16개월간 1억300만원을 받는가하면 에스엘에스 그룹의 사업관련 민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에스엘에스 싱가포르 법인 명의의 카드 2장을 제공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 등)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돈을 받은 것 사실이지만 직무 관련성이 없었다"고 무죄를 항변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2) 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앙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김두우 청와대 전 홍보수석은 지난달 26일 열린 공판에서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3140만원, 박씨로부터 받은 골프채 몰수형을 구형받았다. 김 전 수석은 최후 변론에서 "공직에 있으면서 사람을 가리지 않은 점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부탁을 들어주거나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 '도둑적으로 완벽한' MB 측근 '비리 거미줄'기사 바로가기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엠비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권력무상을 실감하고 있다.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자관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구속기소)으로부터 수억원대 로비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데다가 본인 스스로 친이계 의원 3명에게 3500만원을 뿌렸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지난달말 위원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수사 진척에 따라서는 검찰 소환조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위원장의 절대적인 후원을 받고 지난해 12월 종편방송을 출범시킨 조동중은 질 낮고 지상파와 차별화되지 않은 프로그램 탓에 0%대의 미미한 시청률로 애물단지를 끌어앉은 상황이다. <미디어오늘> 최근호는 조동중 종편은 시청률 저조로 광고단가도 크게 떨어져 수천억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사 출신 정치부 기자들의 잇따른 추락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겨례 / 김도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