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9. 16:57

"박희태 의장 사퇴, 이명박 정권 끝이 보인다"


요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왜 이러니? 정권 핵심의 뒷태에 비수를 날리는구마잉~.
거침없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하는 MB 정권.

동아일보가 돈 봉투 ‘고백의 글’ 보도한 날 전격 사퇴

“이상득, 최시중, 박희태 등 소위 이명박 권력 3인방의 첫 몰락은 박희태 의장으로 시작하겠지만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 칼끝은 청와대를 향할 것이다. 국민과 자신을 반대하던 세력에게 권력을 휘둘러대던 이명박 정권의 허무한 끝이 이제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는 9일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소식에 대해 이렇게 견해를 밝혔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결국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때문에 물러났다. ‘이명박 시대’ 권력의 핵심을 이뤘던 그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이 불거질 때만 해도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는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사퇴하지 않았다. 버틴 셈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보수신문까지도 그의 사퇴를 압박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2월 9일 오전 그는 사퇴했다. 주목할 대목은 2월 9일자 동아일보 1면 보도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였던 고명진씨의 ‘고백의 글’을 기사로 내보냈다. ‘윗선’의 실체에 대해 핵심 당사자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이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그날 오후 당시 박희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책임 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참 씁쓸해지는 대목이다. ‘모르쇠’로 일관했던 이들의 실체를 드러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추한 모습을 보인 그 ‘책임 있는 분’은 누구일까.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씨는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책임 있는 분’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동아일보의 이날 보도로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궁지에 몰렸다. 청와대도 참 곤혹스럽게 됐다. 김효재 정무수석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경우 청와대의 도덕성은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결국 물러났다. 그는 2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대신 사퇴의 변을 읽었다. 이런 내용이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무엇이 죄송하다는 것인지, 무엇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것인지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국회의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다.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5월 30일 이전에 그는 어차피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운명이다.

그는 국회의장직 사퇴로 논란을 정리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사안은 그리 간단치 않다. 현직 국회의장이 ‘돈봉투’ 사건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물러났다. 역사에 길이 남을 ‘불명예’ 사건이다.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의혹이 과연 이 사건 하나로 끝이 날지도 알 길이 없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고 비서의 고백을 보도로 보고서야 황급하게 물러나는 박희태 국회의장에게서 날카로웠던 검사와 대변인의 자취를 찾을 수 없어 슬프다. 모든 진실을 알고도 꿈쩍하지 않는 검찰은 권력의 우산이자 심부름꾼이자 아바타임을 증명했다. 의장실과 화장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행세를 한 이유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신경민 대변인은 “이 배경에 누가 있는지 국민은 모두 안다. 이제 권력은 거짓의 가면을 벗고 백일하에 나오기를 바란다. 물러날 사람은 알아서 물러나고 책임질 사람은 알아서 검찰로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5월 30일 19대 국회가 시작되면 18대 국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여대야소 국회가 여소야대 국회로 바뀌게 되면 이명박 정부 권력의 실세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 사건은 국회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영철 한나라당 대변인은 박희태 의장 사퇴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칼을 갈고 있다. 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서로 덮어줬던 그 사건들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얘기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검찰은 박희태 의원의 경선자금 전반을 수사해야 한다. 정권 실세의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나선 박희태 전 대표가 혼자서 자금을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당장 자리를 내놓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9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력과 검찰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겠는가.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나라 추락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민이 모두 도탄에 빠진다. 이렇게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권력은 처음 봤다. 누가 어떻게 권력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지 밝혀야 한다. 어떤 권력이 어떤 진실을 가로 막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 그만 비겁의 가면을 벗어던져야 한다. 어떻게 검찰을 권력이 침묵시키고 있는지, 마비시키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이것은 또 다른 권력의 게이트다. 민주통합당은 검찰이 밝혀내지 못한다면 특검을 통해서 이명박 정권 비자금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 낼 것이다.”

미디어 오늘 / 류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