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6. 23:36

`소오강호(笑傲江湖)`, 80년대 쌍권총 누아르에서 90년대 무협으로

당시 이쑤시개 물고 쌍권총이 난무하던 홍콩 누아르 영화에서 무협으로의 변화가 일기 시작하던 때 첫 주자로 등장했던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그 유명했던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의 자욱한 화약연기를 뒤로 하고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이렇게 바뀌게 되었죠. 이후 90년대 중, 후반까지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김용의 `소오강호`. 사조영웅문, 의천도룡기, 신조협려와 함께 무협소설의 보석으로 방대한 원작을 제한된 시간에 상영하기 위해 각색을 거쳤으나 아주 볼만했던 영화입니다. 비디오 가게에 가면 무협영화 코너에 빛바랜 채 꼭 하나씩 있던 작품이었지요.

주연 : 허관걸, 장민, 장학우. 감독 :서극, 정소동.

파도에 웃음을 실어

세월따라 살아온 삶

구름에 웃음을 실어

모든 은원을 잊으니

강산도 따라 웃는다.

부귀영화 부질없는 인생사

바람에 미소지으며

모든 시름을 잊고 살리라.

인생은 아름다운 것

한잔 술에 잊고 살리라.

초, 중반에는 대체로 주인공 영호충(허관걸)과 사매인 악영산의 밝고 코믹한 인물설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천하무적의 신공인 '규화보전'을 둘러싸고 치열한 물밑 접전을 벌이는 화산파 장문인 '악불군'과 조정 환관의 심리전과 수싸움.

드디어 기연으로 인해 화산파 대선배 '풍청양' 사백으로부터 '독고구검'을 전수받다. "자, 이제 배운걸 써먹을 때가 왔군". 극장에서 보다가 이 부분에서 사람들이 많이 웃었죠.

홍콩영화의 한 세대를 풍미한 미녀배우 '장민'. '묘족'의 '임영영'으로 분해 채찍을 마구 휘두르던... ^^ 지금은 뭘하고 있을까? 아래는 남자를 밝히는 '남봉황'...

영화 `소오강호`에서 풍청양 사백을 만나 독고구검을 배우는 영호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