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3. 17:47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중에서

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또한 이상한 장소에 살고 있다. 각각 자기만의 우주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각자의 우주에 거주하게 하는 사람들은 우리 우주와 교차하는 전혀 다른 우주들의 그림자들이다. 이 어리둥절하게 복잡한 무한 회귀의 순환 고리 밖으로 눈길을 돌리며 "오, 안녕, 에드! 피부 근사하게 태웠네. 캐럴은 어때?"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사물을 취사선택하여 걸러내는 능력이 엄청나게 요구된다.


모든 의식적인 존재들은 궁극적으로 바로 이러한 능력을 발달시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혼돈을 사색하며 괴로움에 몸부림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제발 좀 자식들을 들들 볶지 말고 내버려 둬라, 알았냐?


- `차원 분열적으로 발광한 우주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현실적인 방법`에서 발췌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또 발췌..

 

 

5권 `대체로 무해함`에서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끝을 맺는 이 작품의 내용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대목은 4권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후반에 주인공 아서가 여친 펜처치와 함께 삭사쿠인의 회색 봉건속국 속의 자르스라는 이름을 가진 별에 속해 그 주위 궤도를 도는 프릴리움타른 행성에 있는 세보르베우프스트리라는 땅으로 가 그곳 라스의 거대한 붉은 평원 남쪽에자리 잡은 쿠엔툴루스 쿠아즈가르 산맥 끝에 신이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가 30 피트 높이의 불타는 글자로 남아 있는 걸 보러 가는 부분이었다.


거기서 그들이 본 글의 내용은 은하계 전체의 용량을 가졌음에도 항상 우울한 모습으로 조소를 띄우다가 때로는 자학모드에 빠지기 일쑤인 로봇 마빈도 직접 확인하는데 그게 마지막으로 로봇의 기분을 좀 나아지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신이 남긴 메시지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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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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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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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42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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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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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겠죠? 저를 미워하지는 마세요.


이로써 대략 저 마빈이라는 로봇의 회로구조와 이 책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