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9. 21:19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The Fabric of the Cosmos

우주의 구조 - 10점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승산

Space, Time, and the Texture of Reality

공간, 시간, 그리고 실체의 짜임새

우리 우주라는 시간과 공간이 주제일 수밖에 없는 이 책에서 저자는 처음에 이 책의 목적이 시간과 공간의 진정한 모습과 그 결과로 나타난 이 우주의 실체를 가장 최신 버전의 물리학으로 이해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숍니다.

시공간이라는 것은 어떤 물리적 실체인가. 아니면 그저 편이를 위해 도입된 하나의 개념에 불과한가. 또, 시간은 단지 한쪽으로의 일방통행인가. 특히 우주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이러한 주제들 속에서 저자가 일관성있게 고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시간`과 그 속성입니다. 여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열역학의 엔트로피(s) 개념이 따라 다닙니다.

1900년에 켈빈은 그 당시 물리학에 남아있었던 두 가지 문제, 즉 빛의 특성에 관한 것과 달궈진 물체가 내뿜는 복사와 관련된 문제를 짧게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이 중 한 가지는 후에 상대성이론으로 나머지 다른 하나는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계의 두가지 큰 물줄기를 이루게 됩니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은 1905년 아인슈타인의 등장과 그의 이론은 켈빈이 "이제 곧 해결될 사소한 문제"라고 했던 게 알고보니 기존의 물리학을 엄청 뒤흔드는 대형사고를 일으키는 씨앗이었던 겁니다. 그 후로 물리학은 새로운 틀에서 크게 수정되었으며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시간과 공간, 실체는 개념의 밑바닥에서부터 새롭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 양자적 우주의 과거와 미래는 현재의 순간에 각인되어 있지 않으며 일종의 확률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양자역학도 참여하게 되고 이는 혼란을 부추기는데 큰 일조를 하게되죠. 이 두 가지 이론에 의하면 `시간`이라는 것은 어쩌면 과거 - 현재 - 미래가 모두 들어있는 `얼어붙은 강`처럼 여길 수도 있으므로 흔히 우리가 인식하는 `흐르는 시간`은 우리의 편의상 만들어낸 환상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가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과거 또한 이미 일어났던 일을 바꿀 순 없으나 결정되지 않았다는 논리(?)와 미래에 벌어질 일이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뜨악한 관점도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완전 황당함이 뒤죽박죽인데 이 책은 이러한 내용을 너무나도 체계있게 잘 설명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케플러의 난제`를 훌륭하게 해결하면서 동시에 물리학이 연구해온 우주와 자연의 이치 및 이론들에 관해 심도있는 썰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러한 세심하면서도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자세한 설명이 이 책의 두께를 증가시키는데 분명히 한 몫을 했을 겁니다.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물리학자들은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거나 또는 "양자역학은 우리를 우주 전체와 얽힌 관계로 만들어 놓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토대는 빅뱅이론이고 여기서 공간과 시간을 비롯한 모든 만물이 나왔으므로 지금에 이른 우주의 다른 지점들이 원래는 하나의 동일한 지점이었을 것이고 이렇게 우주의 근원쪽으로 들어가면 수긍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텅 빈 공간(空), 완전한 무(虛無)와 관련하여 등장한 팽창우주와 인플레이션 이론, 그리고 힉스장과 힉스입자는 이 책이 발간된 2005년으로부터 8년 후인 2013년 초반,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를 통해 `힉스입자 발견`이 확인됨에 따라 이 책에 실려있는 주장대로 힉스입자와 그로 인한 힉스장 가설은 맞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되었숍니다. 이로부터 `다중우주`까지 확장되는 것도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끈이론과 매끄럽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고, 브레인 세계 가설에서 파생된 `주기적 우주론`에서 초기의 우주는 하나의 점 안에 무한대의 밀도로 밀집되어 있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유리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둘 다 우리가 현재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는 우주의 시간대에 살고 있고, 더군다나 주기적 우주론의 주장에 따르면 앞으로 1조년(!!) 동안 팽창이 계속된다는데. .?

우주적 규모에서 볼때 지극히 작은 공간과 짧은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경험과 인식으로 느끼는 시공간의 부분적 특성을 넘어서 막대하고, 광활하기 그지없는 우주라는 공간을 연구하여 이러한 결론들을 얻은 것은 실로 대단한 노력이자 위대한 결실입니다.

시간과 공간은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은밀한 영역에서 한데 얽혀 있었으므로 시공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초고밀도와 초고에너지, 초고온의 상태에 있었던 초기우주의 특성을 일단의 방정식으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나온 이론이 이른바 `통일장 이론(unified theory)`이었습니다. 즉,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함께 힘을 합쳐야 된다는겁니다.

문제는 이 둘은 양립할 수가 없어서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 양자역학의 체계안에서 하나로 묶였음에도 중력만큼은 `따로국밥`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어느 시기에 갑작스레 등장한 끈이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을 4차원이 아니라 무려 10차원으로 격상시킵니다. M-이론은 아예 한 차원을 더 높여서 11차원으로 만들어버리고, 여기서 모든 힘이 하나로 통합된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의 눈에 보이는 세계는 진정한 실체가 아니라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거지요.

그러면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외의 차원은 아주 미세한 영역 속에 구겨져 있거나 말려져 있어 관측을 할 수 없든지 아니면 아예 방대한 영역에 퍼져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우리가 인식할 수 없다는 겁니다. 즉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게 사실이고 맞다면 인간의 인식과 경험만으로는 이 우주의 기본적인 성질을 결코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차원은 왜 3개뿐이며 나머지는 어디에, 또 어떻게, 왜 숨었는지가 앞으로 규명해야 할 물리학의 어려운 과제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의 인생과 삶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거나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학자라면 몰라도 일반인이 그저 흥미로 공부하여 이해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작금의 현실속에서 실생활에 도움도 안되는 거지만 표상 즉 표면적인 현상에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그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인지는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입니다. 만약 근본에 관심이 있다면 브라이언 그린이 탁월한 선택입니다.

끈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플랑크 길이) (1/십억 X 십억) m 정도로 길다면(?) 이게 한 10의 -18승 쯤.. 그리고 여분의 차원이 이전에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원자핵의 1/100만배에 이른다면 LHC로 검증될 수 있다지만 아직까지 여기에 관련된 소식은 못 들어본 걸로 봐서 어쩌면 지금 한창 실험 중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초대칭 입자 발견 소식도 아직 없는것 같은데 혹시 이들 중에서 암흑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발견될까요. 후보는 많습니다. 이거 발견하는 사람은 노벨상 타러 스톡홀롬으로.

그리고, 3년 전이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CERN의 소형 블랙홀 생성은 관련 실험에 대한 우려가 돌기도 했지만 역시 진행 상황에 관한 정보가 없는 상태인것 같고, 이는 극히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고 바로 사라지는 데다 너무나 작기 때문에 인류에게 유해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시종일관 제기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특성`이라는 문제를 자꾸 제기하면서 파고들다 보면 결국 '정말로 실재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봉착하게 되고, 결국 '다른 외부세계 또는 차원이 우리의 세계로 투영된 결과'라는 이른바 `홀로그램 우주`라는 설명을 책의 후반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킵 쏜 교수가 제창한 웜홀을 이용한 타임머신과 시간여행 또는 시간이동에 관찰 고찰도 들어 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 흥행과 함께 NGC가 특별 편성으로 방영한 사이언스 오브 인터스텔라 5부작에서 작년 봄에 방송되었던 코스모스와 함께 같이 등장한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는 바로 이 책의 내용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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