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리스마스에 읽어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주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를 이야기의 진행 과정으로 삼고 결국에 드러나지 않고 있던 진실의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써온 작가입니다. 그런데, 이 책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러한 전형에서 벗어나 언젠가는 손님들이 드나들었을테지만 지금은 그저 문을 닫은 폐건물로 남아있는 오래된 조그만 잡화점을 배경으로 거기에서 시간을 뛰어넘어 엮어지는 인연들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할리우드 영화 `프리퀀시`나 우리 영화 `시월애` 또는 `동감` 등과 비슷하게 같은 공간이지만 시간대가 다른 기이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요한 이야기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작품인데 그 매개체는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오가는 문답 편지들이 들어오는 우편함과 그에 대한 답장을 써 넣어주는 우유 배달 상자입니다. 프리퀀시와 동감은 무선 통신 햄(H.A.M)이 그 매개체가 되고, 시월애에서는 `일마레` 앞에 있는 우체통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좀 덜 떨어진 3명의 친구는 오늘도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들처럼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찾아 해매는 좀도둑들인데 그날따라 일이 잘 안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잘 되려고(?) 그랬는지 하여간 어쩌다 밤을 지낼 곳을 찾아 우연히 이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낡고 인적이 없는 건물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예상치 못하게 이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재미와 웃음이 묻어납니다. 얼떨결에 시간대를 초월해 의뢰가 들어온 상담 편지에 답장을 해주게 된 이 좀도둑 3인방의 활약과 이 잡화점에 얽힌 사연을 읽고 있으면 이게 그저 우연인지 아니면 기적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5개로 이루어진 각각의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진지함과 뭔가 알 수 없는 끈으로 거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과 함께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맘대로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 추천도서로 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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