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8. 18:58

PD수첩,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고발

MBC `PD수첩`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 이인규)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독점 취재해 사건 내막을 밝힌다.

`PD수첩`은 오는 29일 방영 예정인 862회분 <대한민국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비하한 동영상, 일명 쥐코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링크했다는 이유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내사를 받은 전(前) 은행원 김종익 씨의 사연을 공개한다.

김종익 씨는 지난 2005년 국민은행에서 명예 퇴직해 해당 은행 하청업체인 뉴스타트 한마음의 대표직에 있는 인물로 PD수첩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데 동참한 국무총리실의 고급 공무원들을 고발한다. 이런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대한민국 정부를 고발한다”며 참담함을 호소했다.

지난 2008년, `쥐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동영상이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명박의 BBK와 전과(前科)문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의료민영화 정책 등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으로 200여만 명의 네티즌이 접속한 동영상이었다. 그러나 이 동영상으로 인해 경찰의 조사를 받은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김종익 씨였다.

김 씨는 2008년 9월 후배인 국민은행 노무팀장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김종익 씨가 블로그에 `쥐코`영상을 링크했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그를 조사하고 있었다는 것.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은 수개월 전부터 김종익 씨를 감시하고 있었다.

‘PD수첩’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김씨의 회사에 하청을 주던 남경우 국민은행 부행장을 불러 김종익 씨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은행 간부들은 별도 회사 설립 및 하청 수주를 미끼로 김씨에게 대표직 사임과 주식 이전 등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은 김씨의 회사를 찾아 회계 관련 자료들을 강제 회수하는가 하면, 김씨를 국무총리실로 불러들여 취조하기도 했다. 결국 김씨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자신이 보유한 주식 역시 처분해야 했다.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은 횡포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김씨의 회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김씨는 공금횡령,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피의자로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검찰 송치 이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PD수첩은 김종익 씨 사건의 수사기록 내용 일체를 입수해 공개했다. 자료에는 먼저 국무총리실이 동작경찰서에 직접 보낸 공문에는 김 씨를 조사해야 하는 이유와 혐의들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었다. 심지어 사찰의 압박으로 인한 충격으로 김 씨가 일본에 칩거해 있을 당시의 일본 내 연락처까지 파악한 상태였다. 전방위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국무총리실장(장관급) 명의의 공문이 경찰청도 아닌 일선 경찰서에 직접 전해지는 것 자체가 유례없는 일이었다. 동작경찰서의 담당 경찰은 제작진에게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찾아와 수사를 의뢰했고 이후 수사는 공문에 따른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김씨 사건 수사기록 일체를 입수한 `PD수첩` 측은 김씨가 실제로 활동조차 하지 않은 `노사모 핵심멤버`로 분류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의 고향이 참여정부 핵심인사였던 이광재 前의원과 같은 강원도 평창이라는 사실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행태에 직, 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김 씨는 이 같은 사실에 억울함을 표시하며 “노사모면 어떻고 촛불집회에 나가면 또 어떻느냐? 이광재를 후원했으면 또 어떻느냐?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를 이렇게 했다면, 실제로 그랬던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했겠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김씨는 지난 30여년 간 몸 담았던 은행의 동료들, 명예 퇴직 후 제 2의 삶을 시작했던 사업체 지인들로부터 외면 받은 채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정치적 실직자로 살고 있으며 사건 당사자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입장표명을 거부한 상태다.

민주당 신건, 이성남 의원은 지난 21일 "2008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를 내사하고 사무실을 불법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했으며 총리실은 24일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대기 발령시켰다.

청와대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

PD수첩의 취재과정에서 청와대가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상황이 포착됐다. 김종익 씨는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후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 후 청와대의 한 행정관이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청와대도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김씨에게 헌법소원을 제출한 이유를 물었다. 전화를 한 그 행정관은 청와대 법무비서관 소속이었다. 그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이 문제에 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와 관련, 두 명의 국회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했다. 지난 6월 21일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책임자에게 질의를 하기로 약속된 날이었다. 그런데 PD수첩 카메라를 본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은 회의 도중 자리를 빠져나갔고, 대정부질문을 하던 정무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PD수첩은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을 포착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필사적으로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흔적을 감췄다.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이 PD수첩의 취재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와대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PD수첩이 단독 취재한 청와대와 국무총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등 권력 핵심부에 대한 의혹 추궁으로 또 한 번 논란을 예고한 김종익 씨 취재 관련 보도는 오는 29일 밤 MBC에서 11시 15분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