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6. 16:32

실리콘 밸리의 배신. 애플 · 인텔 스캔들, 혁신 → 오만의 아이콘

혁신성과 자부심, 자만심으로
대중소통 실패가 기업 위기로

구글, 페북 등도 부도덕성 논란
인수합병도 경쟁자 제거 꼼수

부 편중 대표적 ICT기업 눈총

지난해 말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고의로 낮췄다는 루머는 사실로 드러났다. '새 아이폰을 팔기 위한 꼼수'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애플은 '수명 다한 배터리가 아이폰을 갑자기 꺼지게 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선심 쓰듯 배터리 교체비를 깎아주겠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집단소송은 삽시간에 한국ㆍ이스라엘ㆍ캐나다ㆍ프랑스 등지로 퍼졌다. 국내에서만 어느새 25만명이 모였다.

대중의 따가운 눈초리는 애플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ㆍ아마존ㆍ페이스북 등 대표적 ICT 기업에게 모두 향해 있다. 이들은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점했고 빅데이터로 이용자의 일상을 지배하며 클릭과 트래픽으로 거대한 부를 쌓아왔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은 '실리콘밸리에 좋은 것이 꼭 미국에게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거대 ICT 기업에 집중된 부를 재분배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들은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가짜 뉴스'의 원천으로 지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 지지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다"와 같은 가짜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을 만큼 영향력이 컸다. 치마트 팔리하피티야 페이스북 전 부사장은 "페이스북이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파괴하고 있다"며 "사회적 담론과 협력이 사라지고 왜곡된 정보와 거짓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구글이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글로벌 ICT 기업의 활발한 인수합병 행위도 도마위에 올랐다. 애초 스타트업 업계에 산소를 불어넣는 활동으로 칭송 받았지만 그 이면에는 잠재 경쟁자를 없애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음을 사람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최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 업체 유튜브와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체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정당하지 않은 술수도 구사했다. 유럽연합(EU)은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허위정보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1억1000만유로(약 1406억원)를 부과했다. 페이스북은 왓츠앱과 이용자 정보를 자동으로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거대 ICT 기업으로 쏠린 부와 정보는 사생활 침해ㆍ정치 갈등을 넘어 인류의 미래까지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강자 아마존은 의류ㆍ식품ㆍ의약 부문 등 6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며 오프라인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아마존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아마존의 인력은 전년 대비 40% 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미국의 소매점 8640개가 문을 닫았고 식료품점에서만 1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 1위 서점 반스앤노블은 위태롭고 2위 보더스는 폐업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105113006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