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 조 디스펜자 지음, 김재일.윤혜영 옮김/한언출판사 현재 뇌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인류의 조상에 비해 3배나 크다. 커진 뇌로 인해 출산은 고통스럽고 위험한 것이 되었으며 우리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는 몸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한다. 진화의 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댓가를 치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다. - 수잔 블레이크모어 |
여지껏 읽었던 책들 중에서 별점 5개를 준 몇 개 되지 않는 책들 중 한 권이다. 저자는 생화학과 대체의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여느 작가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매끄러운 문장의 서술과 전개 그리고 세련된 글솜씨를 보여주어 감탄했고, 또 그만큼 번역 또한 매우 훌륭하며 깔끔하다.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의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삶을 여행하는 관찰자로서 `의식`은 현실의 가장 주요한 바탕이 된다. 사람들은 수많은 경우의 확률들 중 하나의 경우를 선택하며 그것이 실제로 경험하는 현실이 된다. 즉, 의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의식하면 와 닿는다는 말이다. 이 모두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뇌회로가 구성하고 있는 의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의식이 물질적인 뇌를 초월하여 여러가지 확률들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기왕 선택할 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창조적인 통찰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뇌의 회로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 틀을 갖추며 바뀌게 된다. 즉, 이 말은 새 사람이 된다든지 또는 거듭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견 좋지 못한 것이나 부정적인 것들에 매우 얽매여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기 일쑤다. 이건 다분히 습관적으로 뇌의 회로가 굳어진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그것을 반복하기 때문이며 거기서 빠져 나오기가 아주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총칭하여 ` 중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걸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러한 부정적인 관념의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회로 역시 만들기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볼 때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뇌의 신경은 우리의 생각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부정적인 생각이든 긍정적인 생각이든 우리가 이를 형성하는 데는 똑같은 노력이 든다. 바꿔 생각하면 긍정적인 태도도 부정적인 태도만큼이나 만들기 쉽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만드는 사람을 보기는 드물다.
우리가 우울과 분노와 음울, 고통, 증오라는 존재의 습관을 발달시키듯이, 행복과 만족, 충만함, 기쁨이라는 존재의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반복한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그 마음 상태를 더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여기서도 역시 우리는 그러한 `감정`들에 집착하기 때문에 그것의 희생양이 되기 쉽지만, 정확히 알고 보면 우리는 감정이 아니라 `감정과 연결된 뇌 회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그 뇌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사실 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감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져 그저 그 자체로 머릿속 뇌회로에 존재하고 있는 그 무엇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들어진 뇌회로는 단지 시간의 작품일 뿐 그것이 곧 자신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질러진 책상 위와 서랍을 정리하는 것처럼 말끔히 치우고, 새롭게 정리하여 다시 꾸밀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뇌가 굳어져서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라는 것도 생각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뇌회로는 우리의 의지와 생각을 고쳐먹음으로써 다시 새롭게 설계하여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단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심적 시연`과 그것을 `점화`시키는 반응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차분하고 인내심 많은 사람이라는 자신의 모델을 만들면, 이것은 현실적이 된다. 따라서 화가 가득하고 참을성 없는 사람이라는 과거의 자신을 희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다 새로운 자아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 우리는 좀 더 긍정적인 연쇄반응을 일으키도록 자신을 점화하게 된다. 무
의식적인 습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대신 관용 있는 사람이 되도록 스스로를 점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 점화를 통해 우리는 이상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뇌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대신에 승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고 자신을 환경과 분리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형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선택할 수 있다.
`심적 시연`은 우리의 뇌를 점화해 우리가 환경의 영향을 느끼는 대신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자가 점화는 우리가 환경을 뛰어넘어 더 위대해지도록 만든다. 만일 우리가 환경보다 더 위대해진다면 그것이 곧 진화다. 자기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자신의 뇌에게 살짝 물어보는 것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뇌는 답을 준다. 잠자는 동안에 그 답을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며 문제 해결에 도움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심상화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사색(speculation)이 좋은 이유는 절대적인 것이나 옳고 그름, 흑과 백, 예와 아니오와 같은 이원적인 대답이 아닌 열려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엽의 위대한 점은 이러한 사색적인 명상에 참여하길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에는 이미 수많은 이원적인 답변들이 있다.
우리는 전두엽을 사용하지 않고도 뇌 곳곳에 쌓여 있는 수많은 경험과 사실을 분류하여 거의 즉각적으로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색적인 질문에 빠져 다른 대안과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전두엽은 흥분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에 대한 답이 뇌의 어디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답에 도달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생을 전두엽은 좋아한다.
우리는 아마도 마음과 몸, 우리의 삶, 궁극적으로는 존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행인 것은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를 바꾸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른 노력을 한다면 다른 것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뇌가 생각을 처리하고, 이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원리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무엇이 현재의 나를 있게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내용을 토대로 뇌회로를 재설계해 나간다면 자가면역력을 비롯하여 집중력, 직관력, 통찰력, 문제 해결력 등이 높아지고, 보다 긍정적인 선택들을 통해 좋은 습관과 뇌의 노화예방, 그리고 좋은 인연들을 끌어당김 뿐만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제 결론이 나온다. 뇌회로를 이용해서 보다 나은 인생을 만들 것인가,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뇌회로(감정)에 묻혀 살 것인가.. 결정은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고, 만약 보다 나은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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