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5. 21:24

미국은 역시 오만해. G20회의 중미 환율전쟁터가 되려나.



美의회, 윤증현 맹비난. '한국 단속' 주문
"윤증현 발언 듣고 불쾌", 서울 G20 '환율전쟁터' 확실시

24 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날 미국 하원 세입위는 이날 환율 조작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는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 하원 전체회의로 넘겼다. 중국을 겨냥한 보복법안이다. 미국 의회와 오바마 정부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20-40% 가량 저평가된 상태로 유지함으로써 미국이 매달 400억 달러 이상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게 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해 왔다.

그런데 이날 세입위에서 윤증현 장관이 비판대상이 됐다. 윤 장관이 전날인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픈 포럼인 G20의 특성상 환율 문제에 관한 일반적인 해결방법이나 환율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논의할 수 있다”며 “그러나 특정 국가의 환율에 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문제삼고 나선 것.

세입위의 공화당 간사인 데이브 캠프(미시간)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는 유럽, 일본, 브라질, 인도 및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낼) 행동의 구체적인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첫 번째 조치로 중국의 환율정책을 포함한 '세계적인 불균형' 문제를 서울G20의 중요한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윤증현 장관의 전날 <로이터> 인터뷰를 거론한 뒤, "보도를 접하고 심기가 불편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일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한국을 철저히 단속할 것을 주문했다. 캠프 의원 발언은 단순한 개인의 사견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회에 나와 서울 G20에서 위안화 문제를 주요의제로 다루겠다고 발표, 서울 G20이 미·중 환율전쟁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문제는 이럴 경우 한국은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신세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절대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이는 서울 G20 의장국인 한국이 미국 압력에 굴복해 위안화 문제를 의제로 삼을 경우 중국이 한국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더욱이 지금 중국은 천안함 사태 후 한국의 과도한 대미 경사를 문제삼고 있는 상태다.

또한 우리 정부는 서울 G20에서 환율전쟁이 벌어질 경우 그 불똥이 한국 원화에도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 미국 등 국제사회는 중국과 한국을 함께 묶어 환율 특혜를 통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보는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압력은 곧 원화 절상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는 하고 있다.

이밖에 이명박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서울 G20에서 미·중간에 험악한 환율전쟁이 불붙으면서 회의가 험한 모양새로 끝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초조감도 한 켠에 깔려 있을 성 싶다. 윤 장관 발언은 이런 복합적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나, 미국 의회가 즉각 발끈하며 오바마 정부에게 '한국 단속'을 주문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한·미 간에도 적잖은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미국은 30개월 이상된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 및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 등을 요구하며 오는 11월 G20 이전에 결판을 내겠다는 분위기여서(이런 잡 것들이...), 다가오는 10월은 이명박 정부에게 괴로운 시간이 될 전망이다.

뷰스앤뉴스 / 임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