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범죄의 역사. <피와 광기의 세계사>
인간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다. `창조성`을 가진 인간이 남긴 시간의 결실이다. 그런데, 이 창조성은 동전처럼 이면의 동체가 있으니 그건 바로 `범죄성`이다. 창조성의 밝은 면이 문명의 발달이라면, 어두운 면으로 나타난 것이 범죄가 된다.
저자 `콜린 윌슨`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16세때 학교를 스스로 그만둔 이후 치열한 삶 속에서 꾸준히 독학으로 공부하여 명망있는 저술가가 되었다. 그는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감추어진 의식을 다루는 작풍들을 계속 발표해 왔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책의 도입부에는 인간성에 속해있는 폭력과 범죄성에 대해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논리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다소 지겨운 점도 있지만 이 책을 읽기 위해 그리고, 인간의 감추어진 부분을 알기 위해 거쳐야할 과정이다. 비교적 짧은 이 도입부를 지나면 이제부터 이야기는 재미있는(?) 본론으로 들어간다.
연대기의 형식으로 구성된 내용에서 소재는 거의 다 폭력과 범죄를 다루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로마, 이어지는 중세 암흑기를 거치는 동안 주로 `세력`과 `절대권력`이라는 명제하에서 벌어지는 광기의 폭력에서부터 경계가 넓어지면서 어쩌면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던 침략과 정복. 그로부터 수반되었던 전쟁과 살육, 약탈, 학살, 능욕의 역사에 대한 서사시가 펼쳐진다.
이후, 근세기로 접어들면서 르네상스라는 훌륭한 문화혁명과 산업혁명의 시대를 거치면서도 범죄는 인간의 생활, 그리고 역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절대권력이 붕괴되고, 아나키즘이 대두되면서 새로이 등장한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보다 광범위해진 전쟁에 전세계가 동참하는 형국으로 전환되어 가게되었다.
19~20세기에 들어오면서 이 범죄의 특징도 변화하는데 그것은 범죄집단의 등장과 동시에 개인적인 범죄의 급증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마피아`라는 희대의 범죄집단이 부리는 위세와 인간소외, 개인의 사회적 단절이 불러온 `연쇄살인`, `존속살인` 등의 엽기적인 범죄가 계속 매스컴을 타고서 우리들을 충격속으로 몰아가게 되었다.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이 말은 선할수도 악할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거대한 유전자와 환경의 실험실인 이 세상에서 그것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인간들이 선과 악 두 갈래길 중 올바르지 못한 길을 걸어온 `솔직한`역사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소리를 중얼거렸다. `또라이들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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