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7. 13:33

2010년 가을, 예술의 바다에 빠지다. 부산 비엔날레(Biennale)

2010 부산 비엔날레(Biennale) - 시립미술관 작품 전시회

2010년 들어 봄이 오고 매서웠던 추위가 물러갈때 쯤 열린 부산 국제모터쇼를 시작으로 이어진 여러 행사를 뒤로 하고, 가을로 접어들자 마자 IT EXPO와 국제관광전이 전시행사의 테이프를 끊더니 본격적으로 2010 부산 비엔날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 날 가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꾸물꾸물하면서 덩달아 컨디션도 안 좋길래 오늘 갔는데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습니다. 부산 국제모터쇼와 부산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격년제 행사라 더더욱 가볼 필요가 있는 행사입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진화속의 삶'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궁극적인 이유와 목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진화'라는 데 깊이 공감합니다. 9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오랫동안 열리니 시간은 충분하고 특히 이 기간동안 2010 부산국제영화제와 광안리 불꽃축제까지 열릴 예정이죠.

다른 행사 때에는 사전등록을 하면 무료입장이거나 입장료가 저렴했지만 이번엔 크게 다른 점이 없어 그냥 현장에서 표를 구입했습니다. 전시 안내서와 함께..

이건 전시 작품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있길래 색연필이 예뻐서 한 번 찍어본 겁니다.

맨 먼저 본 작품은 나무로 만든 구조물인데 저기 설치된 모형들이 제각각 돌아가며 움직이는게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미술 전시회를 많이 가본 편은 아니지만 이번 비엔날레에는 특이하고 독특한 작품들이 많았고 그만큼 볼만한 전시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마치 풍경이 그러하듯 천장에 매달려서 살랑살랑 움직이는 구조물들. 빛까지 반사하면서 반짝반짝 빛나기도 합니다.

방송사에서 취재를 나왔는데, 이 방송사는 M.B.C.

2층으로 올라오면서 마주치는 첫 작품. 고니들이 연상되는군요.

왼쪽 나비의 우아함과 오른쪽 늑대들의 야수적 짐승본능이 대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요샌 짐승이 대세라서 오른쪽 짐승들에 한 표.

위 작품 오른편으로 가서 장막을 걷어젖히고, 들어가니 갑자기 어두컴컴한 가운데 아주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면서 갑자기 멍~. 여기에서는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빛과 비닐 그리고 비디오를 결합한 작품으로 저 비닐이 수축 확장을 함으로써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데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팬이 주기적으로 공기를 내뿜고 있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보면 생동감이 있어 보입니다.

 

 공간 속에서 입체적으로 보이는 주먹.

 

여긴 비엔날레 행사 시작을 알리는 뉴스에도 나온 작품인데 인류의 진화 과정을 나열한 것으로 미술에 문외한인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은 대체로 규모들이 크고, 시간과 노력적인 부분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더군요.


 

시립미술관에서는 다니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장애물들이 통로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걸 방지하려는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건 스타크래프트에나 나올 법한 저그 셀러브레잇인가?

 

이 괴물의 등에는 썩은 동아줄에 얽힌 오누이 자매의 옛날 이야기가 적혀져 있습니다. 챔기름~ 바르고 올라왔지... 이걸 모두 쓴 다음 이걸 이어붙여 만들었겠네요.

 

데모와 정치... 이들의 관계는 현재 세상에서 오로지 대립하는 관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 한계일까요.

 

처음에 여길 봤을 때 '왠 술이 저렇게 많이..'라고 생각했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이 붉은 액체가 사람의 혈액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로써 생명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불러 일으키려는게 작가의 의도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긴 알려지지 않은 구역으로 새들이 없는 새장만 가득한 걸로 봐서 일종의 억압된 현실(?) 갇혀있는 삶(?) 뭐, 그런 걸 소재로 하지 않았나 싶은데 저~ 쪽에 뭔가가 하나 널브러져 있는 건...

 

죽어서 말라 있는 고양이 시체 하나. 좀 쌩뚱맞은 광경이긴 합니다.

 

한 켠엔 건축 폐기물 더미에 어린 곰 인형까지 있는 걸로 봐서 대충...

 

이런걸 말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나머지에 대한 소개는 이어지는 포스팅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