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6. 17:49

명절 음식에서 남은 나물을 비빔밥과 볶음밥으로 정리하기

항상 그렇지만 설날 등의 명절이나 제사 때 음식을 준비하고 나면 남는 음식 처리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올라버린 물가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전보다는 음식들을 비교적 적게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았는데 이 점은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남는 음식으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 보다야 좋겠죠. 실제로 이번 연휴에는 음식물 쓰레기 통이 넘치는 걸 못 봤습니다. 명절 때마다 보이는 기타 다른 선물세트 등의 겉포장도 눈에 안 띄고...

그래도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라 큰일입니다. 여지껏 오른것만 해도 힘겨운 사람들이 많을텐데 연휴가 지나도 계속해서 오를테니 이거 다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겠습니다. 안 그래도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소요사태 때문에 곡물, 원유, 식품 3대 가격 지수가 지속적으로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다간 다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재현될지도 모르겠네요. 우스갯 소리로 야채가격이 많이 오르면 대신 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예전에는 그렇게 얘기들을 했지만 지금은 고기값마저 예외없이 치솟고 빵이나 라면도 설탕, 밀가루 가격이 오르기만 하니 이젠 먹을게 오로지 맨 밥밖에 없어지는 날이 오려나.

이젠 욕하기도 지치지만 이렇게 욕을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왜 계속 욕을 하는 쓸데없는 짓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그렇지만 계속해서 욕을 하다보니 말 그대로 '정치하는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욕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하게 된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일까요. ㅋㅋ

서두가 좀 길었는데 그나마 적게 준비한 전이나 부침, 튀김 등은 되도록 많이 모여앉아 빨리 빨리 나누어 먹어서 재고를 소진시키면 되겠고, 또 몸에 좋은 나물은 다른 맛있는 음식들에 밀려 계속 남게 마련인데 몸에 좋기는 이 나물만한 것도 없지요. 더구나 비싸게 주고 구입한 이 나물들을 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서 남겨진(거의 손도 안댄) 나물들을 처리하는 좋은 방법으로는 비비고 볶는 것입니다. 나물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렇게 해서 같이 먹으면 아마 잘 먹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항상 비빔밥에는 고추장이 빠지면 안 되기에 쌀로 만든 초고추장을 한 숟가락 많이 떠서 비벼야죠. 원래는 계란도 하나 구워서 올려줘야겠지만 연휴 동안 부침이나 튀김, 전을 많이 먹어서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략... 또 하나 첨가해줄 건 바로 '참기름'이 있습니다. 나물들 중에서 고사리는 싫어하기 때문에 역시 생략합니다. 육개장에 조금 들어가는 고사리는 먹어도 이렇게 듬뿍 나물로 한 건 왠지 손이 안 가는군요. 어째든 비빔밥에는 반드시 밥이 따뜻해야 더욱 맛있습니다.

볶음밥으로 할 때에는 식은 밥에 나물들을 같이 약한 불 위에서 오랫동안 천천히 잘 섞이게 볶아줍니다. 소금 말고도 맛을 내는 멸치, 새우, 다시마, 맛선생 등의 양념 가루들을 같이 넣어 주니까 맛이 한결 살아나네요. 역시 고사리는 빼고... ㅡ.ㅡ

만약 구운 김이 있다면 볶은 밥과 같이 먹어도 좋더라구요. 연휴 동안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날씨도 너무나 좋아서 행복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진짜 '신묘년'이 시작되겠습니다. 다만 물가만 좀 안 올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