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속삭임 - 기시 유스케
천사의 속삭임 -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창해 |
`검은 집`에 이어 두 번째로 읽어 본 기시 유스케의 작품으로 좀 특이하게 이메일 문서 형식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의 초반 배경은... 부라쥐~일. 초장 부분은 해외로케했구만. 아마존 정글 생태 취재팀의 일원이 일본에 있는 여친에게 근황을 알리는 전자우편에서 그들은 낮선 문화와 지역의 이질감을 체험하며 비교적 순조로운 일정을 보내다가 뜻하지 않은 난관을 만나지만 무난하게 일본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 뒤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은...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내용과는 좀 달랐으나 그럭저럭 읽을만 하다. 검은 집에서처럼 심리적인 압박감과 몰아치는 긴박함은 안 보여서 공포 호러라기 보다는 서스펜스 쓰릴러적인 요소가 좀 가미되었다고 하면 적당하려나.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이상행동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근원에는 가이아의 자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어떤 오래된 생명체와 인간의 뇌가 있다.
A10 신경계는 두뇌에서도 쾌락중추를 담당하는데 실험에서도 여기에 미세한 전기적 자극을 주면 엄청난 황홀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뇌`에서도 이런 소재를 도입했는데 거기서는 과학적인 장비와 현대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이 다른 점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를 위해 약물에 손을 대기도 하지만 명상에 정통한 사람들은 순수한 노력으로 이것을 개발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이런 것들의 부작용과 예기치 못한 사태에 초점을 맞추어 간다. 그리고 그 다양성의 모습들은 작가의 사전 자료조사에 적지 않은 노력이 들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그 결과들을 서술한 필력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공포증과 그것이 쾌감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그 증상을 갈구하는 사람들 뒤로 감추어진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과 그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오늘날의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비추어 보는 저자의 시도가 임종을 앞둔 환자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한 호스피스로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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