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자리와 `견우`
작년과 달리 연일 오후엔 불볕같은 찜통더위와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졌던 올 여름도 이제 입추를 지났고, 태풍에 이어 비가 오니 더위가 한 풀 꺽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지나면 어느샌가 밤엔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불어올테고, 귀뚜라미와 풀벌레 소리들이 들리면서 가을이 오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줄 것이다. 그걸 알려주기라도 하듯 여름철의 대삼각형은 하늘의 정점에서 서쪽을 향하여 계속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여름 하늘의 두 마리 커다란 새가 은하수를 따라 한 마리는 남쪽을 향해, 또 한마리는 북쪽으로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신화에 따르면 '독수리(Aquila, ACK-will-uh)'는 제우스 신의 새였다. 하늘과 땅 사이에 심부름을 보낼 일이 있으면 독수리가 그 일을 오랫동안 충실히 해 주었으므로 그 보답으로 별자리에 봉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별자리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보다 더 오래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이 별자리는 이질적이고 다양한 많은 문화들 속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다.
' 견우'는 여름철의 삼각형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별이다. 이 별의 밝기는 직녀와 데네브의 중간 정도이고, 밝으면서도 16광년이라는 비교적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태양보다 약 1½배 크며 11배 정도 더 밝다. 태양의 자전주기가 25일 이라면 견우별은 단지 6시간으로 매우 빨리 돌고 있다. 그래서 이 별은 납작하게 되어 럭비공과 같은 타원형이 되었다. 그 모양을 지구에서 직접 관찰할 수는 없다.
서양에서는 이 견우를 '알타이르(Altair, al-TARE)'라고 하는데 이는 '날으는 독수리'를 뜻한다. 알샤인(Alshain, al-SHAIN)과 타라체드(Tarazed, TAR-a-zed) 역시 이 별자리를 '송골매(falcon)'로 묘사한 페르시아인들의 기록에서 비롯된 이름들이다.
1918년 6월 8일, 밝은 별 하나가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났다. 수 시간 동안 하늘에서 시리우스에 버금갈 정도로 갑자기 밝아져갔다. 이 신성이 나타난 곳이 바로 독수리자리였다. 이 별은 은하수의 중앙선인 은하적도에 매우 가까이 있었다. 이 1918년의 신성은 1604년에 나타난 거대한 초신성인 '케플러의 별'이후에 나타난 가장 밝은 별이었다. 폭발로 바깥 층을 날려버린 이 별은 지구에서 1200광년으로 계산되었으며 실제로 12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빛으로 달려와 1918년에 우리에게 보여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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